8. RFID 시스템에 대한 국제적인 저항운동

1) "수염을 기르는 것이 낫다". 질레트(Gillette)보이콧 캠페인
"벗고 사는게 낫다" .베네통(Benetton)보이콧 캠페인


재고관리 부족으로 매출의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질레트는 "SMART SHELF"(똑똑한 진열대)라는 재고관리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소비자가 진열대 위의 '전자추적표'가 부착된 질레트면도기를 집어 들면 신호를 보내게 된다. 이 신호를 통하여 숨겨진 카메라가 작동하며 소비자의 상반신 사진을 찍고, 재고량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질레트는 영국의 Tesco, 미국의 Wal-mart, 독일의 Metro와 협력하여 재고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협력과 실험을 실시했다.

2003년 7월 19일 영국의 가디언(Guardian)은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점 테스코(Tesco)의 RFID 시스템 실험에 대한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테스코의 대변인은 "소비자는 CCTV가 상점에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으며, (SMART SHELF)의 도입은 보안상의 문제가 아니라 제고품 정보를 위해 도입되는 것이라"라고 말했답니다. 그러나 캠브리지 마켓(실험이 진행되는 곳)의 매니저는 "그가 경찰에 좀도둑 사진을 보여주는 방법을 설명했다"라는 인터뷰를 부가적으로 싣고 있다. 명백히, 감시 시스템으로 이용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호주의 시드니 모닝 헤럴드(The Sydney Morning Herald.) 2003년 12월 20일 기사에서 '전자추적표'이 숨겨진 MARCH3 면도기가 호주에 상륙했다며 빅브라더의 위험성을 지적하였다. 기사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호주의 물류회사 Coles Myer는 수입된 MARCH3 면도기 에 '전자추적표'가 부착되어있음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만약 쇼핑객의 신발 뒷축에 칩이 부착되어 있다면 그 사람은 이론적으로 쇼핑몰이나 슈퍼마켓에서 추적 당할 수 있다"라는 연방 프라이버시 감독관의 경고성 인터뷰를 싣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단체 CASPIAN(Consumers Against Supermarket Privacy Invasion and Numbering)은 이와 관련된 국제적인 보이콧캠페인을 조직하고 실행하고 있다. 그 성과로 Wal-Mart의 관련 시범계획 취소에 영향을 미쳤고, 질레트사는 '소비자의 상반신 사진'을 찍는 것을 중단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했다고 한다. 필립스에서는 베네통의 시슬리 브랜드 의류에 사용될 1500만개의 마이크로칩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바 있었고 즉각, CASPIAN은 베네통보이콧 캠페인에 돌입했다. 그 후, 베네통에서는 "RFID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전에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잠재적인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할 것"(2003/04/09 ZDNET)이라고 밝힌 이후 생산되고 있는 자사 옷에 '전자추적표'를 부착되지 않았음을 밝혔다. 한편, 2003년 11월 영국의 30여개의 시민단체들은 RFID 시스템이 소비자들의 사생활과 시민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며 연대성명을 발표했다.

현재, 독일의 Metro만을 제외하면 영국과 미국에서의 실험은 중단되거나 취소되었다. 다만, 창고단위에서의 물류 시스템에 '전자추적표'가 도입되고 있다. 우회로를 거쳐 매장으로 돌아오겠다는 전략인 것이다.

서구의 프라이버시 혹은 소비자 단체들은 '전자추적표'에 대하여 Spy-chip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전자추적표 보다 "전자추적장치"라는 보다 직관적인 표현을 쓰고 있다. 또한, 미국의 소비자단체 CASPIAN은 RFID 시스템을 규제하기 위한 프라이버시 법안을 입법 청원했다.

리서치 회사 가트너(Gartner)가 2003년 5월 수행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대상 소비자중 55%가 계산을 더 빨리 끝마칠 수 있다면 RFID 기술을 도입한 점포에서 쇼핑하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약 16%는 RFID를 사용하는 점포에서 절대 쇼핑하지 않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또한 응답자 중 28%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불정보가 전자적인 형태로 저장된다면 RFID 점포에서 쇼핑하지 않겠다고 답한 비율은 약 45%였다고 한다.


2) 샌프란시스코 공립도서관의 RFID 기술 도입을 멈춰라!

올 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공립 도서관에 RFID를 도입하려는 계획이 발표되었다. 이 계획은 도서관의 모든 서적에 RFID를 부착해서 책의 출납을 쉽게 확인하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RFID가 서적에 부착되면 단순히 책의 출납 뿐 아니라, 책의 현재위치 (및 그 책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의 위치)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이 계획은 검열 문제도 야기한다. 도서관들은 정보 기관들의 감시로부터 이용자들의 독서 습관에 관한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RFID는 이런 전통을 약화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올 여름 들어, EFF(전자프런티어재단), ACLU(미국시민자유연맹) 등의 시민권/정보 단체들이 이 계획에 예산을 배정하지 말라고 여러 차례에 걸쳐 예산감독위원회에 탄원했으나, 결국 회의를 한 차례 연기하면서까지 가결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