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새정치경제협약을 맺고 '규제개혁 특별위원회', ‘일자리창출을 위한 특별위원회’, ‘국회개혁특위’ ‘정치개혁특위’ ‘남북관계발전특위’ ‘미래특위’를 구성하기로 합의, 6개의 특위가 구성되었다. 지난 12월 8일 통과된 신행정수도건설을위한특별조치법위헌결정후속대책및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이하 신행정수도특위)를 포함, 현재 국회에는 8개의 특위가 운영되고 있다.
특별위원회는 정치권이 중요한 현안이라고 생각하는 과제를 국회가 책임있게 다루기 위해 구성되었다. 하지만 활동시한을 3일여 남겨둔 지금 17대 국회특별위원회의 활동은 개원 초 상생과 일하는 국회로 거듭나겠다던 구호가 무색할 정도이다.
특별위원회, 회의를 얼마나 했나? - 특위별 회의시간 평균 4시간 47분
현재 운영되고 있는 8개 특위의 회의시간을 합치면(소위원회 회의록은 공개되지 않아 계산에서 제외) 2,149분으로 35시간 49분을 일한 것이 된다.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할 때 4일 하고도 4시간 남짓, 특위별로는 4시간 47분 회의한 것이 된다.
먼저 8개 특위에서 회의를 가장 많이 한 국회개혁특위를 보면 개의일 6일에 회의시간이 16시간 1분이다. 하지만 예결위상임위화와 위원장․간사선임을 위한 회의가 전부이고 제출된 법안은 28개이지만 처리된 법안은 없다. 또한 지난 7월 예결위상임위화 논의를 확산시키기 위한 공청회를 한차례 개최했을 뿐이다.
위원장 선임만 해놓고 손놓아 - 규제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 신행정수도특위
규제개혁특위와 정치개혁특위는 각각 56분, 1시간 17분으로 특위 중 회의시간이 가장 짧은 특위이다. 이 두 특위는 현재 위원장 선임만을 해놓고 현재까지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 규제개혁특위는 지난 7월 구성된 이후로 4개월여 만인 11월에 위원장 선임을 했고, 정치개혁특위 또한 9월에 위원장을 선임했다. 이후 정치개혁특위만 11월 위원회운영 건으로 한차례 회의를 했을 뿐 소위원회 구성도 하지 못한 채 현재 19개의 법안이 제출. 모두 계류 중이다.
지난 8일 구성된 신행정수도특위도 임시국회 기간인 23일에서야 비로소 회의를 열었고, 20분만에 위원장과 간사를 선임한 것이 전부이다.
현안파악도 제대로 못한 채 부실한 운영
- 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미래전략특별위원회, 일자리창출을위한특별위원회
이 세 특위는 위원장선임 및 소위원회는 구성했지만 한달에 한번 꼴로 관련부처의 현안 및 진척사항을 보고 받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지난 7월 초 구성된 미래전략특위는 지난 9월 6일 위원장을 선임한 뒤 9월 22일 미래산업 전망에 대한 보고회를 비롯해 10월 26일, 12월 10일, 12월 15이 정부부처 보고를 받았다.
일자리창출특위는 일자리창출정책대안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임시국회 들어 개최했다. 이 특위의 회의시간이 총 5시간여인데 이중 공청회 시간인 2시간 30분을 제외하면 3시간 남짓한 회의를 한 셈이다. 하지만 현안파악을 넘어서서 적극적인 대안과 의견수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위위원구성 지연으로 국회법 위반
-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특별위원회(이하 고구려사특위)
고구려사특위는 지난 8월 23일 여야 만장일치로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넉 달이 지난 12월14일이 되어서야 가까스로 위원을 선임하였다. 현재까지도 위원장 선임을 못한 채 활동시한을 내년 5월 31일로 연장해놓고 있다.
국회법 제48조 (위원의 선임 및 개선) 4항에 따르면 특별위원회구성결의안이 본회의에서 의결 되면 통과된 날부터 시작해서 5일 이내에 위원구성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특별위원회는 국회법을 위반하였다.
운영은 제대로 안하고, 위원장 직급보조비는 꼬박꼬박 챙겨
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중 직급보조비지급구분표(제18조의6관련)에 따르면 특위위원장의 직급보조비는 한해 국회예산 범위 내에서 국무총리(172만원)와 부총리, 감사원장(134만원)의 사이에서 유동적으로 적용받으며 올해의 경우 165만원이다.
원구성을 하지 못한 중국의고구려사왜곡대책특위를 제외하면 나머지 특위들은 구성 이후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 여부와 관계없이 위원장은 매월 직급보조비를 받고 있는 것이다.
특위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은 정치권 의지의 가늠대
정치권은 입만 열면 민생현안과 경제 살리기에 주력하겠다고 말해왔다. 일자리창출과 미래전략을 세우는 것은 경제 살리기의 핵심 사안이다. 또한 정치부패와 구태를 일소하고 정책으로 대결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회와 정치개혁이 무엇보다도 절실하다.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서는 남북관계발전특위의 활동이 미루어질 수 없는 과제이다. 고구려사 왜곡문제 또한 여론이 떠들썩할 때만 시늉한다고 바로잡히지 않는다. 활동시한 만료가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활동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으로 정치권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현재 구성되어 있는 특위의 과제는 여전히 중요한 현안이다. 기간연장을 해서라도 제대로 논의를 하고, 특위운영의 공개를 통하여 여러 계층의 의견이 반영. 수렴될 수 있도록 노력하길 촉구한다.
2004년 12월 29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이필상 . 지현 . 윤영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