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서울시의원 보수 책정액, 너무 높다

서울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서울시의원 의정비(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를 연 6,804만원으로 책정하여 서울시장에게 제시하였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 금액은 지방의원 유급화 이전 서울시의원들이 받던 실질보수(의정활동비와 회기수당) 3,120만원의 2배가 넘는 금액이며, 서울시 국장급 평균보수 6,908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라고 한다.

지방의원 보수로 어느 정도 금액이 적정한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이 금액은 여러 면에서 너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시민들의 비난여론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서울시와 서울시의회는 의정비심의위원회의 책정금액을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며, 다수 시민이 용인할 수 있는 적정범위 내로 하향 조정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법적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서울시의 의정비 책정은 금액이 과다할 뿐 아니라 산출근거도 부적절하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개정 지방자치법시행령은 지방의원 보수를 ‘지역주민의 소득수준, 지방공무원 보수인상율, 물가상승율,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재정능력을 감안하여 책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주민 소득수준과 의정활동 실적, 지자체의 재정능력이 핵심기준인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 토론회(3월 7일 한국공공자치연구원 주최)에서 제시된 자료를 살펴보면 국민 연평균소득은 2,498만원, 서울시 근로자 상위 25% 평균소득은 4,100만원이며, 노동부 발표 직종별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표를 근거로 지방의원을 ‘고위임직원 및 관리자’로 분류한 후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여 기초의원 추정연봉을 3,730만원 남짓으로 보고 있다. 즉 지방의원 보수수준을 지역주민 중 고소득층에 맞추어 책정한다 해도 연 4,000여 만원 정도가 적정하다고 볼 수 있다.

또다른 보수 책정기준인 지방의회의 의정활동 실적에 관해서는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지방의회와 지방정부의 효율성과 청렴도에 관한 국민적 평가는 아직 상당히 부정적이다. 사실 지방의원 유급화가 가능했던 것도 지방의회의 질을 높이고 부정부패를 줄이기 위해 보수를 지급하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대로는 안 된다, 보수를 지급하더라도 질을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였던 것이다. 결코 지방의회가 일을 잘해서 보수를 높여도 아깝지 않다고 본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나라 지자체의 재정능력을 감안하더라도 지방의원의 보수를 너무 높게 책정하는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힘들 것이다. 일례로 비교적 재정여건이 좋은 서울시 자치구들의 재정자립도도 평균 53.1%에 불과하다. 전국 지자체 중 가장 먼저 의정비를 책정한 순천시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20%대에 불과한 점 등을 감안하여 연 2,226만원으로 금액을 정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면에서 볼 때 서울시가 책정한 의정비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번에 결정된 의정비는 2006년 1월치부터 소급해서 지급된다. 따라서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 및 지방의원이 전업직이 아닌 점, 겸업금지나 주민소환 등 지방정치인 통제장치가 미비한 점, 국민 여론이 매우 부정적인 점 등을 감안하여 현재 책정된 금액을 대폭 하향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서울시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책정한 금액은 시민 의견수렴을 거쳐 시의회 조례 제정으로 확정된다고 한다. 부디 서울시 행정부와 의회가 균형감각을 찾아 현명하게 조처함으로써 지방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다시 한번 촉발되는 불행한 일이 없길 바란다. 끝.

2006년 3월 27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이필상 지현 윤영진
예산감시위원장 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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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Mintang

2009.05.19 22:52:42

나는 먼저 이 기사를 읽고
실질 보수를 왜 2배 이상을
올렸는지 이해가 안간다.
나도 당연히 다수시민이
용인할 수 있는 적정한 범위내에서
조정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물론 이 보수 책정액을 조정할 수는 없지만
서울시 의정비심의원회가 책정한 금액이
시민 의견수렴을 거쳐 시의회 조례 제정으로
확정된다고 하는데 나도 얼른 서울시 행정부와
의회가 현명하게 조처하고 지방정치에 대한
불신과 분노가 다시한번 촉발되는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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