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12일 정부에 의해 공포된 인터넷실명제는, 공포 이후 30일 이내에 실명확인에 필요한 장치를 하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에 대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총선이 단 3일 남은 상황에서, 선관위가 이 규정을 실제로 강행하려 하고 있어 시민행동은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사진출처 : 인터넷 한겨례)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인터넷 실명제를 무리하게 강행하지 않기 바란다
인터넷 실명제에 주어진 30일간의 유예기간이 지남에 따라, 오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인터넷 실명확인 장치를 갖추지 않은 인터넷 언론사들에 대한 단속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터넷 실명제는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위헌적 성격, 인터넷 언론사 규정의 애매모호함, 규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심 등 졸속 입법의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어 왔다. 이에 제정과정에서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의 철회 권고, 130여 시민사회단체들과 60여 인터넷 언론사들의 불복종 선언 등이 이어졌으며, 법률안 통과 직후에는 결국 위헌소송에까지 휘말린 상태이다.
이처럼 전혀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제도를, 그것도 선거일까지 채 3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강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현 법규의 문제점을 잘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번 선거가 끝나면 사회적 논의 및 국회에서의 입법 과정을 다시 거치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러므로, 선관위는 당분간 법 집행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최근 인터넷 게시물들에 대한 과잉 단속, 인터넷선거보도심의의 불공정성 등으로 인해 사이버 공간에서 선관위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확대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실명제마저 무리하게 강행함으로써 선관위의 공신력을 다시 한 번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기 바란다.
시 민 행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