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법 당국의 과잉 단속이 네티즌들의 정치참여를 위축시키고 있다
어제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라이브이즈닷컴의 패러디물에 대해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 처분했다. 최근 선거법의 잣대로 네티즌들의 정치 표현을 탄압하는 사법당국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을 비롯한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여러 차례 우려를 표해 왔다. 그럼에도 결국 패러디물에 대한 수사가 기소로까지 이어진 것은 심각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검찰은 이번 사건에 선거법 제93조 제1항(탈법방법에 의한 문서·도화의 배부·게시등 금지 조항), 제250조 제2항(허위사실유포죄)를 적용했다. 그러나, 제93조 제1항의 경우 오프라인 상에서의 선거 과열과 선거비용 증가를 막기 위해 마련된 조항으로 과거에는 인터넷에 적용되지 않던 조항이다. 이 조항을 인터넷에 적용하는 것은 입법 취지에도 전혀 부합하지 않으며, 네티즌들은 사실상 선거 기간에 어떠한 정치적 표현도 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제250조 제2항을 적용한 것은 '풍자'라는 표현 방식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낼 뿐이다. 풍자의 사전적 정의는 "무엇에 빗대어 재치 있게 깨우치거나 비판하는 것"이다. 풍자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서 그것을 허위사실 공표로 규정한다면, 풍자 행위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문제가 된 플래시 작품은 허위사실이 아니라 풍자일 뿐이다.
최근 사법당국이 패러디나 펀글 등 네티즌의 정치적 표현을 선거법으로 단속하면서, 네티즌들의 정치 참여가 위축되고 있다. 상식적으로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여 올린 게시물이 사법 처리의 대상이 될 때, 네티즌들은 두려움으로 인해 스스로 자신을 검열하게 된다. 더 나아가 우리 법질서의 정당성에 대한 심각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 정신에도 어긋날 뿐 아니라, 우리 정치와 선거문화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사법 당국은 이제부터라도 선거사범 단속이 헌법 정신과 국민의 상식에 부합할 수 있도록 납득가능한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끝>
[시 민 행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