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2일 국회에서 당리당략을 둘러싼 다툼으로 인해 선거법 처리가 무산되었습니다. 인터넷 실명제와 같은 국민기본권과 관련된 사안에는 애써 눈을 감으면서, 당리당략과 관련된 사안에는 합의안도, 촉박한 시간도 무시하는 국회에 대해 인터넷국가검열반대공동대책위원회가 발표한 논평입니다.
16대 국회가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
지난 밤 국회 본회의에서 선거법 처리가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본 우리 국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여야 총무단과 선거구획정위원회를 거쳐 선거법 개정안이 합의되었음에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오직 당리당략을 위해서 새로운 수정동의안을 제출했다. 그것도 회기 종료를 1시간 남짓 남겨둔 상황에서 말이다.
배신감을 참을 길이 없다. 국가인권위원회와 수많은 인터넷 언론사들, 인터넷 산업 관계자들, 시민사회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인터넷 실명제의 위헌성을 지적했지만,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국회였다. 이미 합의된 내용이며 현실적으로 재논의할 시간이 없으므로 일단 시행하자던 국회였다. 그러나, 당리당략을 위해서는 합의안도 촉박한 시간도 간단히 무시할 수 있는 국회임을 우리 국민들은 확인했다.
16대 국회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새로운 임시국회가 열리기까지 약 3일의 여유가 남아 있다. 이 기간이 또다시 선거구 획정을 둘러싼 이전투구로 낭비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남은 기간만이라도 인터넷 실명제를 비롯하여 국민의 기본권과 정치 참여에 관한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16대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용서받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될 것이다.
인터넷국가검열반대를위한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 김동민, 단병호, 문규현, 백욱인, 진관, 홍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