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평] 총리인준 부결에 대한 논평 - 함께하는 시민행동(상임대표 이필상 고려대 교수)는 어제 국회에서 장대환 씨에 대한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이 부결된 소식을 접하였다. 연이어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것은 안타까운 일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차제에 대통령과 정부가 국민의 뜻을 바로 보고 진정 국민이 원하는 국무총리로서 어떠한 인물이 적합하며, 앞으로 고위공직자 인선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뜻을 전하고자 한다.
■ 국민이 원하는 고위공직자의 첫 번째 자격은 '도덕성'과 '정직성'이다.
장상 씨에 이어 장대환 씨까지 임명동의안 부결에 이르게 된 데는 그들에 대해 제기된 도덕적 면에서의 의혹이 명확히 해명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그 과정에서 우리 국민들이 고위공직자의 자격요건으로서 무엇보다 도덕성과 정직성을 요구하고 있음이 분명히 드러났다.
대통령과 정부는 연이은 총리 임명동의안 부결 사태를 절대 정쟁의 부산물 등으로 안일하게 생각하거나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도덕성과 정직성 면에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을 제시한 스스로의 탓임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새로운 총리후보가 제시되었을 때도 이러한 면에서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면모를 갖추지 못한 인물이라면 또다시 동일한 상황이 초래될 수 있는바, 자격을 갖추지 못한 인물을 내세우고 '국정공백 우려' 운운하며 국회와 국민에게 동의를 강요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정부는 새로운 총리후보를 물색함에 있어 그의 도덕성과 정직성을 최우선으로 감안하여야 할 것이며, 설사 총리후보를 지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러한 면에서 자격이 부족한 인물을 총리후보로 지명하는 과오를 다시 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국민은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민생총리'를 원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이번에 임명될 총리는 현 대통령 임기말을 마무리하고 차기 대통령선거를 관리하는 임무를 맡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총리는 정치적 면에서 중립성과 공정성을 의심받지 않을 인물, 현 정권이 시작한 일들 중 특히 국민생활에 직결된 사안들을 무리 없으면서도 원칙에 맞게 마무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로 선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위와 같은 자격요건 중 무엇보다 피폐한 서민들의 생활을 살피고 그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요구를 해소하는 것을 최우선시할 수 있는 인물이 총리후보로 지명되어 온 국민의 동의하에 영광스럽게 새로운 총리로 임명되길 바란다.
현 정권은 전 정권 임기말 외환위기 극복을 최대과제로 하여 집권하였다. 온 국민의 노력으로 이제 외환위기 당시의 절망감은 많이 극복되어 가고 있는 듯 보이나 그 과정에서 급격한 구조조정, 잇따른 주요한 정책 실패 등으로 민생은 피폐해지고 민심은 매우 혼란한 것이 현실이다.
새로운 총리는 현 정권 집권기간 동안 부동산가격 폭등, 소득격차 심화, 실업율 증가, 의약분업등 주요정책 시행과정에서의 국민부담 급증 등으로 서민들의 생활이 매우 피폐해져 있음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러한 국민 대다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자신의 최우선의 임무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대통령과 정부가 연이은 불행한 사태를 도리어 치열한 반성과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계기로 삼아 온 국민이 인정할 수 있는 '깨끗한 총리',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총리' 후보를 제시함으로써, 늦게나마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길을 열기를 바란다. 끝.
2002년 8월 29일
함께하는 시민행동
공동대표 이필상 정상용 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