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 26일 하루는 시민행동 활동가들에게 무척이나 길고 어려운 날이었습니다. 아래쪽에 붙여놓은 영상과 연대회의 보고내용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듯이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고시강행에 대해 항의하는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이 강경진압과 연행 등으로 고통을 당했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상근활동가들 5명(신태중, 유정, 이병국, 장상미, 정란아)도 현장에 함께 있었고, 그 중 이병국 예산감시팀장이 진압초반 급박한 상황 속에서 먼저 연행되어 이후 연좌 끝에 강제연행된 9명의 시민단체 대표 및 활동가들과 함께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었습니다.
연행된 이병국 활동가는 민변 변호사뿐 아니라 시민행동의 민병덕 변호사, 박헌권 변호사 등이 연락을 취한 결과 다치거나 위험한 일 없이 무사하며, 일단 48시간 이내에 풀려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체 활동가의 강제연행 이후로도 이어진 도심 시위와 퍼포먼스, 그리고 저녁 촛불집회 등으로 이어진 일련의 상황들은 여러 활동가들의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래도 소식을 들은 많은 회원, 운영위원, 공동대표 등 여러분이 전화로 연락을 주셨고, 오전부터 현장에 있었던 활동가들 외에 다른 활동가들도 모두 일정을 마치고 함께 했으며 전승우 운영위원도 오후무렵 세종로를 찾아 격려해주었습니다.
지난 50여일간 시민들의 자발적 움직임으로 이어져온 촛불시위에 공감하고 연대해온 시민행동 활동가들은 이제 달라진 상황 속에서 '조직적 대응'이란 형태로 전환하여 '소통'이 아닌 '싸움'에 맞닥뜨려야 하는 현실을 매우 애통해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어리석은 행동에 대해 똑같이 어리석게 대응해선 안된다는 문제의식 또한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크고 넓은 흐름을 읽고 함께 해나가야 한다는 다짐은 변함이 없습니다. 회원, 후원자 여러분의 눈과 귀를 통하여 그 흐름을 읽어나가고 싶습니다. 지혜를 모아주세요. 언제나처럼 '함께하는' 시민행동으로.
기획실 장상미 드림.
6월 26일 오전 11시-12시 시민사회단체 회원 약 100여명이 세종문화회관 앞 기자회견을 끝내고 정부중앙청사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갑작스레 달려와 차도와 인도를 모두 막아선 경찰/전경들을 피해 골목으로 달리던 중 정부중앙청사 뒤편 도로에서 세 그룹으로 포위되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선두에 있던 이병국 시민행동 활동가가 먼저 연행되었고, 신태중, 유정, 장상미, 정란아 등 네 명의 활동가가 다른 단체 회원들과 함께 포위망 안에 갇혔습니다. 초반에는 갇힌 50여명이 모두 연행될 거라는 첩보(!)가 있었지만, 두시간 여에 걸쳐 포위망 속에서 연좌하는 사이 경찰 쪽에서 "개인적으로 나가는 건 보내주겠다, 집단행동하는 사람은 연행하겠다" 라는 이상한 해산명령이 나왔고 실랑이끝에 각 단체 대표 및 처장 등 9명만이 인도에 연좌해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른 분들은 밖으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9명은 20여분 더 연좌한 후 결국 아무런 고지도 없이 강제연행되어 강남경찰서로 이송되었습니다. 남아있던 활동가들은 간단한 대책회의 후 오후 4시경 광화문 네거리에 다시 모여 횡단보도 위 시위와 퍼포먼스 등을 벌이며 항의를 계속했고 7시경부터는 개별적으로 촛불시위에 참석하였습니다. 이병국 활동가를 포함해 이날 연행된 10명은 27일 현재도 강남경찰서에 붙잡혀 있지만, 48시간을 넘기지 않고 풀려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연대회의] 쇠고기수입 고시강행 시민단체 대응 상황
오늘(26일 목요일) 오전 10시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강행에 대한 시민사회인사 159인 기자회견>이 환경재단 레이첼카슨룸에서 있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총 13분의 각 시민단체 대표님들께서 참석하셨습니다. 윤준하 환경운동연합 대표를 비롯한 각 대표님들은 어제 있었던 정부의 일방적인 고시 강행과 그에 따른 경찰의 강압적인 시위 진압과 무차별적 연행에 대해 격앙된 어조로 비판하셨습니다.
특히 배옥병 전국학급식네트워크 대표님께서는 2달 가까이 많은 시민들, 특히 가족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여성들이 길거리로 나와 국민의 건강을 지켜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호소했지만, 되돌아 온 것은 강제진압과 연행이었다면 비통해 하셨습니다.
약 30분간 진행된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세종문화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150여명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고시철회를 요구하는 약식의 기자회견을 진행하였습니다.
11시부터 시작된 기자회견에서 각 단체 활동가들은 한 목소리로 실효성이 없는 엉터리 추가 협상을 하고 와서는 또다시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채 고시를 강행한 이명박 정부를 성토하였습니다.
30여분간의 기자회견을 마친 활동가들은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위해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라나 행진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그때까지의 여유롭고 평화롭던 분위기는 일순간 깨지고 말았습니다. 갑작스레 달려온 전경들이 방패를 앞세워 길을 막아서기 시작한 것입니다.
길을 막아서는 전경들과 이를 뚫고 가려는 활동가들 사이의 충돌하는 소리와 여성활동가들의 비명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습니다.
막아서는 전경들을 피해 다른 길로 피해서 뛰어가고.. 그렇게 한참을 뛰면 뒤따라온, 혹은 이미 앞장선 전경들이 막아서기를 몇번 반복한 끝에 활동가들은 두무리로 나누어지게 되었고,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한 본대는 정부종합청사 뒷길에서 수백명의 전경들에게 사방을 둘러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대치상황이 얼마나 지속되었을까? 잠시 동안의 긴장감도 사라지고 어느덧 분위기는 다시 화기애애하게 바뀌어졌습니다. 시간도 점심시간이 되어 배도 고프던 참에 전경들의 포위 밖에 있는 활동가들로부터 생수와 떡, 김밥이 공수(?)되었습니다. 시원한 나무그늘 아래서 김밥을 나눠먹으며 소풍이라도 온 듯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대치하였을까요?
경찰측으로부터 개인적(?)으로 이탈하는 사람들은 연행하지 않고, 집단적(?)으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은 연행하겠다는 경고가 들려왔습니다.
잠시동안의 논의 끝에 젊은 실무 활동가들은 나가기로 하고 사무처장님들과 대표님들 몇 분은 끝까지 남아있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전경들의 포위망은 남아있던 9분의 대표님들을 둘러싸고, 그 포위망 밖으로 활동가들이 지켜서있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2시경 대표님들은 한분 한분씩 경찰에 의해 강제연행되어갔습니다.
남아있던 활동가들은 인도로 평화적 행진을 하는데 강제연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따져 물으며 강력히 항의 하였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몇몇 활동가들은 목이메어 눈물까지 흘리며 항의하였지만 이 역시 아무 소용 없었습니다.
오늘 연행된 대표들과 활동가분들의 명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대표, 민만기 녹색교통 사무처장, 박진섭 생태지평 부소장, 최승국 녹색연합 사무국장, 홍병표 한국YMAC전국연맹 소장, 이보은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대표, 김연순 한국여성민우회 생협 대표, 복진오 환경운동연합 미디어홍보위원회 국장, 그리고 이에 앞서 따로 떨어져 홀로 연행된 이병국 함께하는시민행동 팀장의 총 10명 입니다.
<속보>
남은 활동가들은 4시부터 광화문 4거리 횡단보도를 오고가며 피케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조금 전부터는 동화면세점 앞 길거리에 누워 계속해서 고시 강행에 대한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합니다. 참여 가능하신 활동가분들도 함께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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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mail.net 소통이 아닌 싸움이라..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2008.06.27 15:12
****@naver.com 걱정 많이 했습니다. 처해진 상황탓으로 멀리서 바라보고 응원만 했습니다. 오늘밤 저도 그래서 서울로 나가보려구요. 저녁 밥 지어놓고 출발합니다. 2008.06.27 17:58
****@naver.com 불법자와 무법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과 비겁자와 방관자와 그를 따르는 무리들이 어느 날 한 자리 모여 한 나라를 경영하니, 백주의 테러는 테러 아니라 우겨대고 세상 사람들 숨도 쉬지 못하리라. 2008.06.27 2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