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예산제를 왜곡하는 표준조례안 대신 지역에 맞는 모델개발 필요

주민참여예산라는 조금 생소한 이 제도가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서 그나마 일반인들에게 조금 알려졌을 것입니다.
많은 지방자치단체선거에 나온 후보들이 저마다 주민참여 예산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새로운 지방자치단체장이 업무를 시작한지 3개월이 지난 지금 곳곳에서 주민참여예산이라는 단어가 들리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이 주민참여예산제도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를 돕기 위해 참여예산제도의 시작점인 브라질의 한 도시, 캄파나스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참여예산제 홍보동영상을 편집하여 올립니다.


참여예산제란?
시 예산 가운데 공공투자부문에 대한 예산을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결정하는 제도입니다.




여기를 누르시면 내려 받으실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획기적인 실험으로 평가받는 이 주민참여예산제는 브라질의 남부 항구도시 포르투알레그레에서 1989년 처음시행되었고 브라질 전역으로 확산되어 6000 여 곳 중 100여 곳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현재 우루과이, 베네주엘라, 아르헨티나 등 남미지역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캐나다, 프랑스, 벨기에, 호주, 영국 등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리나라도 2004년 6월 광주광역시 북구를 시작으로 10여개 지역에서 실시하고 있고 연구논문과 책들도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이 좋을 것만 같은 제도의 시행을 둘러싸고 잡음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위의 영상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브라질의 참여예산제의 본 의미는 그가 시골의 일자무식 촌로라 하더라도 가능한 많은 지역주민들의 욕구와 의사를 예산에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반영하여 예산운영의 효율성과 직접민주주의를 만들어가려는 한 방편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가 한국에와서 귤이 아닌 탱자가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이제 막 시행하겠다고 하는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인터넷으로 의견을 받거나 온라인 설문, 예산설명회 등을 여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고 이러한 방식은 대세처럼 굳어가고 있습니다.

그나마 성의를 보이는 것이 지역의 시민단체나 직능단체들과 간담회를 갖는 정도 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이를 조례로 만들면서 위원회를 만들게 되는데 행자부 표준안대로 "만들수 있다"로 되어있어 그 구성이 불투명할 뿐 아니라 다른 위원회와 마찬가지로 그 어떤 민주적 대표성을 갖추는 위원회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참여예산제는 한 가지 무서운 사실을 숨기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예산이 지방행정부와 의회가 만들어왔다면 참여예산제를 통해 결정된 예산은 시민들이 합의한 예산이라는 어마어마한 함의를 담고있는 것입니다.
과거 예산낭비라고 자치단체장의 전횡과 의회의 무능함을 문제삼았다면 이제 시민 모두가 공범이 되는 셈입니다.

이렇게 중요한 제도를 도입함에 있어 이토록 허술한 내용으로 채워지는데는 자치단체장들이 고민없이 제도도입을 공약으로 내건 측면과 함께 이를 추진하는 행정자치부의 책임도 적지 않습니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참여예산제'의 제도적 도입을 가능하게 한데 이어 올해 8월 말 전국의 각 지자체에 '참여예산조례 표준안'을 시달했습니다.

참여예산제가 지역별 특성으로 인해 동일하게 도입할 수 없기에 그 내용은 매우 간략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부분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알아서 자신들에게 맞는 내용들을 채워가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이를 도입하려 입법예고한 강원도, 양산시, 여수시 등을 보면 이 허술하기 짝이 없는 '표준조례안'대로 똑같이 조례를 제정하고 있습니다.


이 처럼 참여예산제도가 민원게시판 하나를 추가하는 정도로 그친다면 참여예산제는 유명무실한 또 하나의 제도와 위원회로 전락하고 말 것입니다.

행정자치부는 더 이상 겉으로 보이는 성과를 위해 기만적인 표준조례안을 내려보내는 대신 이 제도의 성공과 올바른 정착을 원한다면 일개 지역에서는 하기 어려운 모델 연구사업을 해야할 것입니다.

도시와 농촌, 산업과 농어업, 인구규모와 특성, 자치역량 등을 고려하여 여러가지 참여예산 모형 연구를 통해 지방자치단체들에게 제시할때 훨씬 더 효과적인 제도도입과 성과를 남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홍보비디오 제작을 위해 테잎을 제공해주신 나효우(아시아센터 운영위원장)님
더빙을 위해 여러사람의 목소리로 깜짝놀라게 해주신 김래환, 전소운님
그리고 번역을 위해 공부를 멀리하고 애써준 정혜진님께 감사드립니다

지역에서 주민참여예산제 도입을 위해 애쓰시는 분들께 작은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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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아야

2009.05.19 22:51:57

재밌네요. 김래환님과 전소운님의 목소리 연기 땜에 한층 즐거웠습니다.
대안생활백서 등 시민행동이 중점 두는 사업들을 이렇게 자주 동영상으로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따봉!입니다.

김영숙

2009.05.19 22:51:57

홍보 비디오를 자료로 활용하려고 하니 다운로드는 잘 안되네요.
어떻게 가능한지 방법을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시민행동

2009.05.19 22:51:57

영상 바로 밑에 내려받기 가능하도록 했습니다.
활용하시고 소감 또는 보신 분들 반응 등 올려주시면 많은 도움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영숙

2009.05.19 22:51:57

대구동구주민회 김영숙입니다. 잘 받았습니다. 영상을 2번씩이나 보았는데 너무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서 좋았어요~~ 잘 활용하겠습니다.
특히, 더빙 목소리 짱!! 이었습니다요.

촌놈

2009.05.19 22:51:57

정말 도움이 되는 자료입니다. 이 자료 제작을 위해 애쓰신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모 광역단체에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정말 뜨거운 감자라고나 할까..........
지적하신 대로 표준안대로 한다면 하나마나식인 데, 행정자치부에서는 이 제도
시행 여부를 지방정부의 평가자료로 쓰니 떼밀려 하는 형국이죠. ㅠㅠ
여하튼 앞으로 준비하는 데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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