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봄같은 날씨, 가끔이지만 그래도 점점 따뜻해지는 햇살에 봄이 무르익었음을 느끼게 됩니다. 제가 시민행동에 들어온 지도 벌써 반년을 넘어가고 있네요. 사무실에도 새로운 신입활동가 두 분이 들어오셔서 더욱 활기찬 분위기 입니다. 오늘은 시민행동 회원 분들과의 첫 만남을 시작하는 날! 윤원정 선생님이 계시는 무학여고 앞 해물찜 집에서 김지숙 선생님과 함께 첫 만남을 가졌습니다. 그럼 시민행동과 두 분 선생님들과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봄볕이 따스한 오후 무학여고 교정에서
김지숙 회원님
25년째 국어교사이며 현재 성동 글로벌 고등학교에 재직 중이에요. 시민행동이라는 이름을 안지는 10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몇몇 구성원들을 알게 되어 시작된 인연이 이어져 운영위원으로 만 2년째 활동을 해왔고 운영위원회 회의에도 참석하고 있습니다.
윤원정 회원님
국어교사입니다. 현재 무학여고 교사로 재직 중이구요. 유수훈 선생님의 소개로 시민행동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 몇몇이 계모임을 시작해 발생하는 이자를 시민행동에 기부하는 형태로 참여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 이후 유학을 다녀왔구요. 작년 9월에 귀국해서 연말에 시민행동에 회원가입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민행동에 대한 추억 얘기 좀 해주세요^^
김지숙 회원님
창립기념행사를 10년 동안 빠짐없이 참석해왔고 해마다 행사의 다른 내용들이 좋았습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시간도 참 좋았구요. 그러면서 시민행동이 뭘 하고 있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을 계속해왔고 지금도 하고 있는 중이에요.
김지숙 선생님
윤원정 회원님
함께 고기 집에 갔던 추억, 함께 먹었던 음식에 대한 추억, 그곳에서 명함을 받았던 교수님들의 얼굴이 떠오르네요. 사실 스스로 무늬만 회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는데 활동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잘 알지 못합니다. 처음 세금감시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시작을 했었는데 조금 반성도 되네요. 제가 몸으로 움직이는 것은 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행동이 대리해서 해줄 것을 믿고 있어요. 시민행동을 믿고 맡기고 있습니다.
시민행동에게 하고 싶은 말이나 함께하는 시민행동이라는 이름에서 맘에 드는 부분이 있으세요?
김지숙 회원님
핵심은 시민에 있다고 생각해요. 대학시절부터 사회운동에 대해서 계속 생각해왔고 개인적인 성향 상 맞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운동은 사회가 변화하니까 당연히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내가 속한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갈까에 대해 늘 생각했어요.
28년 전 생각했을 때,(벌써 그렇게 됐네요.^^)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가 될 줄 몰랐어요. 처음 학교 현장에 나왔을 때 전교조 운동은 사회가 변화해가는 과정에서 하나의 물줄기라고 생각을 하면서 활동을 했어요. 그러다 개인사에 쫓겨 관심을 두지 못하다가 다시 진보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봤을 때, TV를 보든 영화를 보든 색깔이 너무 달라져 있고 세상을 봐도 너무 이상하게 달라진 느낌이 들더라구요. 그런 상황에서 함께하는 시민행동이란 단어를 듣는 순간 ‘시민을 놓치고 있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회는 우리가 만들어가야하는 것이고 그 사회의 주체는 시민이구나. 그럼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지? 라는 질문을 가지고 함께하는 시민행동에 발을 담그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 질문은 함께하는 시민행동 활동 속에서도 운영위원회 회의를 하면서도 하고 있어요. 아마 함께하는 시민행동 구성원 모두가 그 질문을 던지고 있지 않을까요?
윤원정 회원님
함께하는 게 어렵다는 건 절실하게 느끼고 있어요. 유학을 갔을 때 갈등 분석 및 해결과 관련된 공부를 했어요. 그 때 많이 하던 이야기는 제대로 듣지 않기 때문에 소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었어요. 그렇게 공부하면서 반성했던 것이 있어요. 저는 지금도 진보라고 생각하는데 진보가 파쇼적일 때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은 제 안에도 있고, 제 주변에도 있죠. 어떤 사안에 대한 글이나 담화 분석을 해도 보수나 진보의 글 구조가 다르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내 이야기만 하고 남의 이야기는 듣고 있지 않다는 게 드러나거든요. 실제로 일부러 안 듣는 경우보다 못 듣고 있다는 것조차 아예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진보도 외연을 넓히고 함께한는 것에 신경을 많이 못 쓴거 같아요. 개인적으로나 운동적으로나 전교조는 특히 심각하게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고민이에요.
이렇게 ‘함께하는‘이란 말 자체가 어려운 말인데 이것이 이름에 있다는 것이 멋있었어요. 잘 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고 내가 들을 수 없는 말을 어디서 어떻게 들을지 고민하면서 기획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에요. 개인적으로 공부한 것 중 하나가 퍼실리테이션이에요. 저도 공부한 경험을 살려 이런 부분들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길을 찾고 있어요. 근데 하다 보니 하면 할수록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김지숙 회원님
윤원정 선생님 이야기를 들으니 저도 가끔씩 느껴왔던 부분이 있어요. 전체가 똑같이 쉽게 쉽게 가면 좋은데 라는 생각을 문득문득 떠올렸던 것 같아요. 특히 아이들과 충돌하면서 완전히 말이 안 통한다는 느낌이 들 때, 저도 ‘당연한 걸 왜 모르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시민이라는 단어를 떠올려보면 인권, 자유와 권리, 이런 생각이 줄줄이 따라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을 계속 고민해봤으면 좋겠어요.
시민행동이 회원들과 만나겠다고 하니 무슨 생각이 떠오르셨나요?
윤원정 회원님
그냥 뭐 먹으러 가야 하지? 하는 생각. ㅎㅎ
"교과서에 있는 겨울바다라는 시에서 미지의 새, 보고 싶은 새라는 구절이 있어요.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것 그러나 보고 싶은 것을 뜻하는데, 저는 직접 활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시민행동이 저의 이상을 대리 실현해주시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김지숙 회원님
얼굴 자주 보고 밥 한 번 먹어야 되는데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마침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시민행동이 회원들께 드리는 작은 선물이에요^^
봄이 시작되는 교정에서 활짝 웃으며 맞아주신 두 분의 선생님들. 시민행동에 대한 어떤 질문을 해야 하나라는 고민은 잊고 우리는 금세 맛있는 해물요리와 열띤 야구이야기에 빠져 들었다. 기아의 왕팬인 윤원정 선생님 덕분에 기아팬들이 똘똘 뭉치는 시간이기도 했다. 국어선생님이셨다는 것을 우리는 잠시 망각했었나 보다. 준비한 우리의 진행이 무색하게 선생님들은 스스로 청산유수 대화를 이어가셨다. 그 대화 속에서 그들은 다가오는 수학여행을 걱정하시는 직업인이셨고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보통시민, 그것을 위해 무엇을 이루어가야 하나 고민하는 사려 깊은 시민이었다. 회원들에 대한 고마움과 책임감이 막 밀려오는 순간, 우리는 다시 기아이야기로 돌아가 자리를 마무리했다. 우리 다음에는 약속한 기아 경기에서 팬심으로 만나요~
인턴 김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