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나른한 기분으로 사무실에 돌아온 일단의 무리들이
며칠전 꺼져버린 형광등 교체작업에 돌입하게 되었답니다.
그런데 새 형광등을 끼워도 여전히 말을 듣지 않는 건 왠일인지?
곧 이어진 변두리의 밀착취재 결과,
시민공간 여울의 형광등 시설은 모두 절전형 설비를 갖춘 것으로
그 설비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어 수리를 해야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건물의 전기설비를 해 주신 분께 전화를 하려는 찰나,
바람처럼 나타난 위층의 모 단체 관련자가 말하기를,
"거 절전장비 말이지? 층반에 가면 새거 있어. 고장난거면 그냥 갖다 끼면 돼. 껴~"
네.. 그래서 갖다 끼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작업하는 이들이 뭐가 잘 안되는지 궁시렁궁시렁..
한 십여분 소란스럽다 못해 어느새 대여섯명의 사공이 복작복작 달라붙기에 이르렀습니다.
"야, 이거 일루 연결하는게 맞아."
"비뚤어진거 아냐? 잘 봐봐."
"뭐야, 손이 잘 안 닫잖아. 의자위에 올라간 거 맞아?"
제각기 한마디씩 덧붙이면서 말이지요.
그 틈을 타 "야~ 다 같이 노는거야? 이참에 같이 놀자~"라며 덩달아 웅성대는 무리까지!
한가지 놀라웠던 것은,
용감하게 의자를 밟고 올라가 작업을 시작한 곰탱 옆에서
의자도 없이 그냥 손을 뻗어 여유롭게 작업을 도왔던 윤행자의 모습.
파하하.. 길긴 길어요...^^
조연 : 꾸리,
행인1 : 난나야, 행인2 : 푸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