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하는시민행동은 기업책임시민연대, 환경정의와 함께 한국토지공사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공기업으로서는 처음 발간인 이번 한국토지공사의 지속가능성보고서를 중심으로 부족하거나 미흡한 부분을 지적하였으며 해당 내용을 오늘(8월 2일) 우편으로 발송하였습니다.
(한국토지공사 '지속가능성보고서 2004'에 대한 의견서)
과도한 개발 등 개발사업의 본질적 문제에 대한 언급 부족,
땅장사 의혹과 택지조성원가 공개 요구에 대한 해명 부족,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 미흡 등 문제 지적
1. 한국사회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국제적으로도 지속가능경영(사회책임경영)이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변화는 이해관계자와 협력하지 않고서는 기업이 생존할 수 없으며, 이제는 국제표준화기구(ISO)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규범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국내 기업들은 여전히 사회적 책임을 사회공헌 활동으로 축소 해석하거나 지속가능성보고서 발간을 기업의 이미지 제고의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사회책임경영 혹은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은 기업 혼자만의 이윤추구 목적을 넘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적 관계를 모색하는 것으로 이해관계자의 적극적인 참여 보장이 필수적임에도 국내 기업들은 참여 부분을 배제하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2. 이에 기업책임시민연대, 함께하는시민행동, 환경정의 등 3개 시민단체는 국내 기업들이 보다 책임 있는 경영을 펼치길 기대하며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지난 6월 기아자동차에 대한 의견 제시이후, 오늘(8월 2일) 두 번째로 한국토지공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3. 한국토지공사는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국토 및 도시개발 주체로서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환경파괴가 수반되었으며, 토지 소유자 및 매수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잦은 마찰을 빚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토지공사가 사회책임경영(지속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지속가능성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협력적 공생관계를 구축하고 친환경적 국토건설과 도시개발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는 등의 새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여겨집니다.
4. 하지만 3개 단체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①과도한 개발물량의 산정과 수도권과 대도시 주변지역의 수요 충족을 위한 과도한 개발 등 개발사업의 본질적인 문제를 제대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점, ②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땅장사’로 돈을 벌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제시하지 않은 점, 그리고 ③시민사회에서 요구하는 아파트 분양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원가 변동내역 공개에 대한 입장이 없는 점 등 한국토지공사와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이슈에 대해 거의 다루지 않은 한계가 있습니다.
5. 이와 함께 구체적으로 사회적 책임과 관련하여 한국토지공사에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① 전체 총평
○ 우리나라의 가장 대표적인 국토 및 도시개발 주체로서 그동안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환경파괴가 수반되었으며, 전문가와 시민단체 등에서 친환경적인 개발에 대한 많은 제안이 있어왔음. 이런 측면에서 한국토지공사의 지속가능성보고서는 친환경적인 국토건설과 도시개발을 위한 노력을 소개하고 새로운 발전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우 의의가 큼.
○ 하지만 친환경적인 도시건설을 위한 노력과 발전비전을 제시한 점에서는 의미가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그동안의 물리적이고 획일적인 개발과정과 결과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전제될 필요가 있음.
○ 대규모 단지를 전면 철거방식으로 개발하는 사업의 특성상 개발량을 산정하고 개발지역과 보전지역을 구분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을 선정하는 작업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될 필요가 있음.
○ 한국토지공사가 저가에 토지를 매입하고 고가에 공급하여 차익을 챙기는, 즉 ‘땅장사를 하고 있다’는 사회적 비판과 아파트 분양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택지원가 변동사항 공개 등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제시하지 않고 있는 문제가 있음.
○ 사회책임경영(지속가능경영) 추진에 있어서 중요한 점을 이해관계자의 참여로 보고서 작성시 직접적인 대화의 장이나 간접적인 설문조사와 같은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음.
② 경제적 성과
○ 경제적 성과에 대해서 매출실적, 토지의 취득, 개발, 공급, 납세액 및 사회간접자본 확충실적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으나, 여타 항목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이 없음.
③ 환경적 성과
○ 친환경 국토건설을 위한 전략 : 개발이 결정된 이후에 설계, 개발, 관리, 경영, 협력 등에 치중하여 개발이 이루어지기 이전단계에서 국토의 친환경적인 개발과 관리를 위한 비전 설정에 인색.
○ 환경친화적 개발 (지역종합개발사업) : 지역종합개발사업은 택지개발사업의 획일성과 단순성을 극복하고 지방자치단체와의 공동계획 및 참여를 통한 개발이라는 점에서는 높이 평가될 수 있으나, 그 자체가 친환경 개발 패러다임이라고 보는 데는 한계
○ 환경친화적 개발 (친환경단지 조성) : 개발이 확정된 이후 도시개발과정에서 공사의 친환경 단지 조성을 위한 노력은 높이 평가받을 만함. 하지만 도시개발사업 자체가 친환경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할지라도 이는 인공적인 도시에 불과할 수 있으므로, 개발 결정 이전의 입지선정 단계에서 녹지축 보전, 기존 생태지역 보존 등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됨.
○ 환경영향평가의 효율적 운영 : 개발사업 추진과정에 환경훼손을 최소화하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개발사업 이전에 부지의 결정, 개발사업으로 인한 환경영향 최소화 등을 위한 사전적인 제도로 사전환경성 검토 제도, 전략환경평가 등을 도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됨.
○ 환경커뮤니케이션 활성화 : 각종 개발사업의 합리적인 방향 설정과 시민사회와의 호응을 위해 NGO 등과의 다양한 협력 활동은 매우 의의가 있으며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조치로 평가. 장기적인 협력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개발총량의 결정, 개발지역의 배분, 개발계획의 수립, 개발사업의 추진 과정에 NGO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
④ 사회적 성과
○ 종업원 고용 (비정규직 현황) : 총 임직원 현황과 남녀별 비율, 그리고 비정규직 규모와 증감율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앞으로의 노력을 설명하고 있으나 파견근로자는 제외되어 있음. 비정규직 현황과 함께 차별방지와 처우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노력과 설명이 제시될 필요가 있음.
○ 다양성 및 기회 (사회적 소수자 보호) : 여성채용 목표제, 무자료 면접 시행, 이공계 전공자 및 장애인 우대 등 사회적 소수자 보호를 위한 일련의 조치는 매우 의미 있는 인사제도임. 하지만 이러한 내용중 장애인과 이공계 전공자가 어느 정도인지, 특히 법정 의무고용율 2%를 지키지 못하고 있는 장애인 고용에 있어서는 어떤 개선조치를 준비하고 있는지 등 보다 자세하게 언급될 필요가 있음.
○ 보건 및 안전 (산업재해) : 복리후생비 총액의 추이, 1인당 평균액 등이 제시되었으나, 건강 및 사내병원 부문은 구체적인 데이터가 제시되지 않고 있으며 장애, 모성보호 등 다양하게 구분하여 제시되어야 할 가이드라인이 준수되지 않음. 특히 토목과 건설 등 산업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사업을 추진하는 만큼 하청계약자를 포함하여 산업재해율, 상해, 작업손실 일수 등을 제시하고,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기업의 노력이 보다 다양하게 제시되어야 함.
○ 뇌물과 부패 : 뇌물과 부패 관행은 우리사회의 오래된 병폐중의 하나로 특히 한국토지공사의 업무특성상 부패에 취약하여 체계적인 부패방지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음. 사업별 혹은 사업진행 단계별로 중요하게 발생하는 부패 관행을 제어하는 매커니즘을 갖추고, 실제 성과가 어떠하였는지 보고할 필요가 있음.
○ 정치자금 기부 : 우리사회의 오래된 부패관행 중 하나가 정경유착으로 특히 공기업의 특성상 정부나 정치권의 영향력이 다른 민간 기업에 비해 강한 것이 사실. 정치자금 기부와 관련한 정책과 절차, 그리고 이를 준수하는 매커니즘을 갖추어야 함.
⑤ 제조물 책임
○ 소비자와 한국토지공사와의 관계가 매우 간략하게 다루어져 있음. 2004년동안 접수된 고객의 의견과 불만으로는 어떠한 것이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어떠한 조치가 취해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정보가 없어 아쉬움. 향후 수요자를 고려한 토지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토지공사의 모습을 좀 더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고객지향성이 좀 더 많이 반영되어야 함.
※ 항목별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첨부된 의견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6. 3개 단체는 앞으로도 국내 기업이 발간하는 지속가능성보고서의 모니터링뿐만 아니라 부족한 부분과 필요한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통하여 보다 더 객관적이고 실효성 있는 보고서가 만들어 지도록 할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만들어 가도록 할 것입니다.
7. 의견서 작성 작업에 참여한 단체와 전문가 명단
기업책임을 위한 시민연대 (담당자 : 박주원 사무차장, 02-782-9419)
함께하는시민행동 (담당자 : 신태중 팀장, 02-921-4709)
환경정의 (담당자 : 김홍철 팀장, 02-743-4747)
김동준 (공인회계사)
김주일 (한국산업기술대 산업경영학부 교수)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이상민 (충북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이영면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좋은기업만들기 시민행동 위원장)
최정철 (경영학 박사, 기업책임시민연대 운영위원)
※ 첨부 : 시민단체가 제출한 의견서 내용 1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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