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부가 단전대상 가구에 전등, TV 사용이 가능한 최저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중심으로 해서 단전조치 후 1개월치 요금납부시 전력공급 재개, 혹한·혹서기 단전유예기간 각 1개월 연장, 저사용 가구 요금할인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전 문제 대응대책을 발표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 대책은 사안의 근본적 문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는 극히 제한적이고 허점 투성이인 내용이며, 시혜성 대책을 그나마 매우 소극적으로 확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전등, TV 이용으로 단전 문제 해결 안 된다.
- 산자부의 대책은 과거 유사한 사건 발생시 내놓았던 대책의 재탕에 불과하다 -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단전가정 촛불화재 사건 발생 후 한국전력(이하 ‘한전’)이 내놓은 ‘전류제한기 공급 확대’ 대책에 대해 ‘촛불 때문에 사고가 났으니 전등은 켤 수 있도록 해주면 되지 않겠느냐’는 식의 표피적인 대응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정부와 정치권, 한전 등이 이 사안을 인간의 기본적 권리에 관한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다면 비극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 7월 15일자 시민행동 논평 ‘촛불 때문에……’ 참조 >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7월 18일 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위 한전의 전류제한기 공급 확대 외에 단전조치 후 1개월치 요금납부시 전력공급 재개, 혹한·혹서기 단전유예기간 각 1개월 연장, 저사용 가구 요금할인 확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단전 문제 대응대책을 발표하였다고 한다.

시민행동은 일단 이들 대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강제단전으로 인해 고통받는 가정의 수가 줄고, 그 피해의 정도가 약화될 수 있기를 바라며, 산자부와 한전이 그나마 빈곤가정의 고통을 줄이려는 시도라도 하고 있는 데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이들 대책은 사안의 근본적 문제 해결방안이 될 수 없는 극히 제한적이고 허점 투성이인 내용이며, 시혜성 대책을 그나마 매우 소극적으로 확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이는 이번 대책을 이전 강제단전에 관한 사회적 비판이 높아지거나 이번 단전가정 화재참사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산자부와 한전이 내놓았던 대책과 비교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2004년 목포 장애인가정의 촛불 화재사건 발생시 산자부는 이미 월 100kw이하 저사용가구에 대한 혹한·혹서기 단전유예 대책을 시행중이었지만, 해당 가정은 난방비를 아끼느라 전기장판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 가족이 장애인인 극빈가정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전유예 혜택조차 받지 못했음이 드러나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었다. 즉 기존의 산자부와 한전 대책이 극단적인 참사조차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허점 투성이었음이 증명된 것이었다.

이에 산자부는 부랴부랴 혹한기 단전유예 연장 및 수혜대상 확대, 장애인가정에 대한 요금할인 등 대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단순한 현상 대응에 머물러 있는 수준의 대책뿐이었다. 더구나 한전은 촛불 화재를 막기 위해 단전가정에 전지로 작동하는 조명등을 대여해 주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대책을 내놓아 상당한 비난을 받기까지 했었다.

최근 발생한 단전가정의 여중생 화재참사의 경우에도 연료비 때문에 전기장판을 사용하다 저사용가구 대상 혜택을 받지 못했고, 어찌된 영문인지 혹서기 단전유예(7~8월)도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도 산자부는 다시 기존 대책을 약간 확대하거나 조명을 유지할 정도의 최소 전력을 제한 공급하겠다는 식의 대책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전력은 기본적인 문명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에너지이다. 전기가 없으면 조명뿐 아니라 한겨울에 보일러도 틀 수 없고 한여름에 선풍기도 켤 수 없다. 기타 모든 문명기기를 사용하려면 전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전기가 끊어진다는 것은 일체의 문명생활로부터의 차단, 즉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이 불가능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산자부는 전등 몇 개 켜게 해주는 수준밖에 안되는 대책을 ‘요금 못 내도 단전 안 한다’는 식으로 과대 포장하여 촛불화재 사건에 관한 비난여론을 희석시키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이런 식의 대책으로는 고작 비극의 양상이 바뀌거나 피해 정도가 약간 줄어드는 정도의 개선밖에 기대할 수 없다. 부디 관계당국이 전력공급을 기본적 권리의 문제로 인식하는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다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 마련을 위한 고민에 동참하기를 바란다. 끝.

2005년 7월 19일

「 시 민 행 동 」
공동대표 이필상 지현 윤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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