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의 대화 참여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열린우리당, 그리고 경영계는 4월 임시국회에서 비정규직 관련 입법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시민행동은 비정규직 문제는 노사정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최대 현안이기에 입법 강행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기보다는 성실한 대화와 논의로 문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습니다.
- 대화와 합의 없는 입법 강행은 대립과 갈등을 반복할 뿐이다. -
지난 21일 열린우리당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비정규직 관련 법안은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안건이 될 수 없다며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의 비정규직 관련 법안 논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노사정대표자회의의 안건은 노사정위원회의 개편과 노사관계법·제도 선진화 방안으로 비정규직 관련 법안은 국회가 중심이 되어 4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최소한의 보호 장치도 없이 사회적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남용되는 현실에서, 이들에 대한 차별과 남용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 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비정규직 관련 법 제정에 있어서 노동계와 경영계, 그리고 정부가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것도 분명하다.
하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 제출 법안은 사회 각계의 요구와는 거리가 먼 법안으로 최소한의 사회적 기준이라 할 수 있는 노사정위원회의 공익위원안보다도 후퇴한 것이며 사회전체의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법안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법안의 가장 큰 이해당사자인 노동계는 오히려 비정규직을 더욱 확산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으로 노동계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이처럼 사회 각계의 요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회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강행하기보다는 관련 당사자인 노사정이 함께 모여 사회적 대화의 틀 속에서 성실히 논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민주노총이 세 차례의 대의원 대회 무산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손을 내미는 상황이기에 더욱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이 우선이다.
더불어 노동계가 비정규직 법안 논의를 위해 제안한 노사정대표자회의는 말 그대로 ‘대화’로서 대립과 갈등의 노동현안을 협의하고 발전적인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회의체로 굳이 비정규직 관련 입법을 안건에서 배제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비정규직 입법은 노사정간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으로도 최대의 현안이기에 대화로서 문제를 풀겠다는 이해당사자의 의지라면 노사정 대표자간의 회의는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법안이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과 남용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정부 법안으로는 실효성도 거둘 수 없고,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더욱 크다. 이런 상황에서 입법 강행보다는 법안에 대한 노사정간의 대화가 우선이다. 마냥 미룬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노동계가 반대하는 법안을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사회적 갈등만을 심화시킬 뿐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경영계는 노동계의 대화 요구에 성실히 응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노동계를 대표하는 양대노총은 파행과 정치적 시간벌기를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성실하고 진지한 논의의 자세를 보여 대화를 통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끝.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이필상 지현 윤영진
좋은기업만들기 시민행동 위원장 이영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