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민행동이 국회의 예산안 검토의견과 심사결과를 대비시켜 분석한 결과, 국회 스스로 예산삭감 내지 사업계획 재검토 등 부정적 의견을 제시한 293건의 사업 중 실제 예산삭감이 이뤄진 것은 68건(23.2%)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 검토의견에도 불구하고 도리어 예산을 증액시킨 것이 7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이 예결특위의 예산안검토보고서, 예산수정안, 예산안주요과제분석보고서 등 국회의 예산심의 관련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회 자체 검토보고서상 예산삭감 내지 사업계획 재검토 등 부정적 의견이 제시된 293건의 사업 중 실제 예산삭감이 이뤄진 것은 68건(23.2%)에 불과한 반면, 부정적 의견을 제시하고도 도리어 예산을 증액시킨 것이 7건(해당사업 증액 합계 302억6,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토보고서상 삭감의견에도 불구하고 예산을 증액시킨 사업들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설립(50억→200억), 목포신외항 개발(73억→85억), 재래시장경영현대화(100억→200억) 등 대체로 지역 관련 사업들인 것으로 나타나 국회가 예산심의시 사업타당성을 엄정하게 따지기보다 지역민원을 우선 고려하고 있지 않은지 우려된다.
이처럼 자체 검토의견조차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국회의 예산심의가 합리적이고 깊이 있는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며, 나아가 부정적 의견이 제시된 상당수 사업의 예산을 도리어 증액시키기까지 한 것은 국회가 예산을 심의할 때 합리적, 객관적 판단보다는 개인적 내지 정략적 고려를 우선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국회 예결특위 예산안검토보고서는 본격적인 예산안 심의의 주된 참고자료로 쓰기 위해 각 상임위의 소관예산안 검토결과 등을 종합하여 작성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자료를 통해 예산안 전반은 물론 세부사업의 현황과 전망 등을 파악하게 된다. 또한 국회는 보다 충실한 예산심의를 위해 외부전문가에게 용역을 주어 예산안 주요과제에 대한 분석결과도 내놓았다.
그러나 충실한 예산심의를 위한 이와 같은 사전작업들이 실제 심의과정에서는 무용지물이 된 것이며, 심지어 상당수 검토결과와 정반대되는 심의결과가 나오기까지 한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라면 오히려 이러한 과정에 투입된 예산이 낭비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국회와 정치권의 각성과 쇄신을 촉구한다.
2005년 1월 26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이필상 지현 윤영진
예산감시위원장 김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