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소셜런치 손님은 박경담 머니투데이 the300 기자입니다. 올 해 시민행동과 인연을 맺은 신입회원분이시고요. 좋은기업센터 김민철 활동가와는 개인적으로 대학 선후배이기도 합니다. "정치는 정책이다"라는 모토로 기자 본연의 업무 외에 팟캐스트를 운영하며 화제가 되는 법안들은 청취자들에게 보다 쉽게 전해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민행동 사무실에는 처음 방문하시네요^^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머니투데이 the300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만들어졌고요. 기존 머니투데이 정치부를 확대 개편한 곳입니다. "정치는 정책이다"라는 모토를 중심으로 정쟁 뉴스보다는 정책 중심, 법안 중심의 뉴스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입니다. 

 시민행동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나요? 

 김태일 교수님의 재정 관련 서적을 접하면서 좋은예산센터의 활동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마침 학교 선배기도 한 김민철 활동가가 시민행동 회원 가입을 권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되었어요.

 시민운동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 있으셨나요? 혹시 올 해 회원 가입을 하시기 전에 일반 시민으로서 혹은 기자로서 봤을 때 기억에 남는 시민운동에 대한 경험 아니면 시민행동의 활동이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대학생 때, 동물권 보호단체에서 인턴활동을 했던 경험이 있었어요. 미국에서 3개월, 필리핀에서 6개월 정도요. 그때는 동물해방이라는 책을 읽고  관련 단체에 인턴으로 지원했었습니다. 그러다가 좀 더 현실적인 문제에 접근하고 싶어서 미국의 시민단체 활동을 지켜보게 됐는데요. 이들이 어떻게 자원을 모으고 현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보다보니 자연스럽게 예산 관련 단체들도 살펴보게 되더라고요. 그런 경험들이 기자 시험을 준비하면서 세금과 관련된 기사를 써봐야겠다 막연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내 돈이 어떻게 쓰이는 지에 대한 기본적인 질문들을 저를 포함해서 사람들이 어려워 하지만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가 되고 나서도 국가재정과 세금에 대한 내용을 글로 조금이나마 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러다 보니 좋은예산센터의 책을 만나게 된 것 같아요. 

 대학생 때, 이미 미국에서 시민단체 활동을 해보셨다니 조금 놀랐습니다. 미국에서의 경험을 조금 더 듣고 싶어요.

 우선 미국 시민단체들은 자원을 잘 모으는 것 같아요. 후원을 받는 부서를 따로 두고, 이를테면 신문사의 광고국 같은 곳이 시민단체에도 있었거든요. 물론 후원을 받는데 있어 자신들의 윤리적인 기준은 있었지만 이런 부분은 인상깊었습니다. 부럽기도 했고요. 

 국회에서 주로 취재를 하실텐데 한국 시민단체와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아직 큰 고민은 안해봤는데요. 국회에서 주로 참여연대, 경실련 등의 큰 단체만 접해봐서 그런 것 같아요. 

 외국과 한국의 시민단체의 가장 큰 차이는 펀딩인 것 같은데, 활동 방식은 어떤 지 궁금하네요. 한국 시민단체들은 보통 입장을 내는 방식 중 가장 일반적인게 보도자료, 성명서, 기자회견, 국회를 활용한 토론회, 그리고 토론회에 참여한 국회의원들과 입법활동을 하는 것인데요. 미국은 어떤 가요?

 그런 활동은 비슷한 것 같아요. 다만 지역 단체들과의 활동, 어린이, 지역주민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들이 보다 활발했던 것 같아요. 대상이 좀 더 구체적이랄까? 입법활동만이 아니라 의식의 변화에 있어서 사람들과의 접점을 보다 다양하게 만드려는 고민이 더 커보였어요.

 좋은기업센터에서도 2년 전에 <고장 난 거대기업>을 출판하고, 청소년, 대학생들에게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강의도 하고 그랬었는데 그런 부분들을 말씀하시는 것 같네요.

 미국에서는 국회와 함께 하는 입법활동보다 오히려 교육, 캠페인을 담당하는 부서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인 경험에 비춰봤을 때 드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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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책에 관련된 기사를 쓰시다 보면 주로 국회에 계실 듯 한데, 국회라는 곳이 좀 폐쇄적인 부분이 있잖아요? 국회의원과 보좌관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할 것 같아요. 본인만의 노하우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일반적으로 정치부 기자들은 정책을 쫓는 것이 아니라 정치인을 쫓아다니게 되는데, the300 기자 분들은 좀 다를 것 같아요.

 정론관에 자리가 5개 정도밖에 없는데 the300은 국회 출입 기자만 23명정도가 되다보니 앉을 자리가 없어요. 저의 경우는 주로 휴게실에 앉아 있는데 오히려 직접 의원실을 찾아가서 취재하기에는 더 좋은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국회에만 있는 건 아니에요. 선거 때는 조금 다르기도 하고, 의원총회에 취재를 하러가기도 합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취재를 하면서 정치인들의 입을 바라보기 보단 법안심사소위원회 활동이나 입법과정에서의 정치인들의 생각과 행동에 더 주목하는 점일 것 같아요. 

 일반시민들을 포함해서 정치, 국회 활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 말하는 것 자체를 소비하게 만드는 기사들을 접하기 쉬운데, 정치인들의 생산과정으로써의 입법활동에 대한 기사들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the300이 반가운 매체인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the300에서 일하시면서 제일 재밌었던 기사 작업이나 인상 깊었던 일에 대해 궁금합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작성한 기사가 세월호와 관련된 것이었어요. 시기 별로 부족한 법안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그 법안이 있었다면 이런 참사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을 갖고 시기 별로 정리해서 작년에 첫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그 뒤에 안전관련 법안에 대한 관심들이 커지고 관련 기사가 나오는 과정에서 우리 기사와 계속 연동되었던 점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그동안 나왔던 법안 680여개 중 170여개가 가결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 시기 제기됐던 법안들이 어떻게 논의됐고 현실에 반영되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김영란법과 관련된 기사도 기억이 나는데요. 당시 모든 언론사에서 법안 통과의 중요성만을 강조할 때, 저희는 김영란법을 살펴보면서 위헌 소지들에 대한 기사를 썼었거든요. 이후 그런 부분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걸 보면서 저희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주의 법안"이라는 팟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한 주씩 의미있는 법안을 선정하고 분석, 소개하는 코너에서 입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분을 발견하고 기사를 쓰고 의원실에 얘기했더니, 의원실에서 인정하고 법안을 고치는 일도 있었어요. 이런 부분은 입법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회에서 발의되는 법안이 양적으로는 매우 풍부하지만 질적인 부분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이런 얘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생각보다 의미있는 법안들은 많이 나오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법안들이 별로 기사에 소개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인 것 같고요. 19대에만 15,000개 정도의 법안의 나왔는데, 이런 현상은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 기준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법안 발의 수를 기준으로 의정활동평가상 등이 결정되고 국회의원은 이를 지역구에서 홍보하기 위해서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거죠. 예를 들면 한 달에 법안 발의 수를 보좌진들에게 얘기하고, 그러다 보면 보좌진들은 문구하나를 바꾼다던지, 시행기간을 바꾼다던지, 법안의 내용과 상관없는 법안 개수를 늘이기에만 급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도 출석율과 법안발의개수로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아요.

 the300에서 최우수법률상을 수여할 때는 다른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했어요. 회기 중 의미있는 법안들을 추천받아서 5가지 기준으로 평가를 합니다. 다는 기억이 안나는데 공익성, 시의성, 법적완결성, 비용 등이 었던 걸로 기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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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캐스트를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제가 SNS팀이라고 작은 모임을 갖고 있는데 어느날 팟캐스트를 해볼 생각이 없냐고 물어오시더라고요. 막상 한다고 하긴 했는데 기사를 쓰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아요. 근 한 달간 가장 큰 스트레스고 고민이었습니다. 5회 차 방송을 녹음할 때 전 날 술을 엄청 먹으면서 내가 못한다는 것을 인정을 하고 보니 지금은 맘이 좀 편해졌습니다. 현재 7회차까지 녹음을 마쳤고요. 작가도 따로 없어서 개요만 짜고 조현욱 더모아 이사님의 개인 역량에 다 맡기고 진행하는 상황이에요. 해당 법안 상임위 출입처 기자를 초대해서 함께 얘기를 나눕니다. 

 사람들이 예산이나 법안에 대한 관심이 적은 것이 현실이잖아요. 저도 가끔 받는 질문이긴 한데 사람들이 어떤 부분에 좀 더 관심을 갖고 봐줬으면 좋겠는지. 혹은 기사를 볼 때 어떤 부분에 포커스를 맞췄으면 한다던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우선 저희가 기사를 잘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다만 정쟁 관련 기사에 너무 많은 관심을 갖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언론에서 부추기는 부분들이 분명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보수나 진보나 계파갈등 들이 과대포장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이 작정하고 쓴 정쟁기사는 한 번 더 걸러서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정책기사에 대한 관심을 갖기 위해서도 정치인들인 일을 안한다는 편견들보다는 무슨 일을 하고 있는 지 알아보려는 생각도 조금은 가져주셨으면 하고요.

 어려운 기사 특히 예산에 관련한 기사들은 그것을 풀어내는 기자들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말정산, 건보료 관련 글들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여주셨잖아요. 저를 포함한 the300 기자들이 더 노력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많지 않다보니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회원으로서 앞으로 시민행동과 어떤 인연을 맺고 싶으세요?

 시민행동 회원분들의 얼굴이 궁금합니다. 회원 모임 때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회원 만남을 빙자한 교육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기자들도 예산에 관련한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많거든요. 그런 자리가 있다면 함께 할 수 있는 기자 동료들도 많이 데리고 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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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은 점심시간 동안 얘기를 나누다보니 아쉬움이 컸습니다. 박경담 기자는 조만간에 사무처와 술 한잔 나누기로 했어요. 못다한 이야기는 그 때 더 나눌 예정입니다. 

 따뜻한 햇살이 이제는 제법 덥게 늦겨지는 4월의 마지막 주 잘 마무리 하시고요. 시민행동 사무실에 활짝 핀 노란 장미를 보며 봄의 활기를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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