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 등 네개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운영하는 나루도서관에서 4대강 사업의 기원부터 현재까지를 자료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자료실 바로가기 연대기 식으로 주요 사건과 관련자료가 링크되어 있습니다. 아래는 이 자료와 관련한 설명으로, 자료 구성을 맡은 손예린 님이 정리한 글입니다.) 이 자료는 조만간 문을 열 나루도서관 디지털 자료실에 보관될 예정입니다. 추가할 내용이 있으면 댓글로 추천해주세요.
2010년 현재 온 나라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논쟁으로 시끌벅적하다. 이미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중이라 상당히 자연파괴가 진행된 상황이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강이 완전히 콘크리트로 포장되어 수초 하나 물고기 한 마리 살지 않는 죽음의 강이 될 것인지, 아니면 아직 파괴되지 않은 강의 일부나마 구할 수 있게 될 것인지 아무도 예상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찬반 양측의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모두가 주지하듯이 4대강 사업의 기원은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이명박이 한반도 대운하 구상의 윤곽을 공개하였던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청계천 복원 사업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그 여세를 몰아 전국에 큰 물길을 내고자 하는 내륙운하 사업을 계획한다. 내륙운하는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경부운하와 금강과 영산강을 연결하는 호남운하를 건설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구상되었다. 이명박 측에서는 운하건설을 통해 물류비를 대폭 절감하고 경기부양과 일자리 창출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였지만, 이 사업의 타당성에 대하여 이견이 많은데다가 환경단체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2008년 1월 이명박 대통령은 대운하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데 있어서 “국민적 납득과 합의를 중시”하겠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5월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 추진 사업과 관련해 금강과 낙동강 등 4대강 유역을 우선 정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은 대운하 사업을 “이수 ․ 치수 차원에서 친환경적으로 접근”하겠다고 말하기도 하는 등 정부는 4대강 사업이 환경에 끼칠 해악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려 애썼다.
그러나 같은 달 건설기술연구원 박이태씨가 “4대강 정비계획의 실체는 운하계획”이라며 양심선언을 했고, 그로 인해 여론이 들끓자 다음 달 청와대는 대운하 사업을 보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대운하사업은 포기된 것이 아니었고, 그 해 12월 국가균형발전위원회는 한국형 녹색뉴딜사업으로 4대강 정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게 된다. 4대강 정비사업의 마스터플랜이 곧 수립되었고, 이듬해에는 국토해양부에 정부합동 4대강 살리기 기획단이 설치되었다. 3월에는 경인운하 착공식이 있었고 그해 말 11월과 12월에는 영산강, 금강, 남한강, 낙동강에서 4대강 사업 착공식이 착착 수순대로 진행되었다. 2010년 8월 현재 4대강 ‘살리기’ 공사는 계획대로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와 여론이 거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제대로 된 여론 수렴의 과정 없이 그들만의 잔치를 강행하고 있다. 말로만 국민적 합의를 내세우면서 국민들이 왜 비판하고 반대하는지 들어보려 하지 않고, 대운하 사업을 이름만 살짝 바꾸어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둔갑시킨 정부에게서는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시민사회는 이러한 답답한 정부에 맞서서 굴하지 않고 꿋꿋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단체, 학술단체, 환경단체, 종교계와 양심을 가진 개인들은 대운하 사업의 구상 시점부터 이명박 측이 그리는 장밋빛 미래의 허구성과 환경파괴가 가져올 위험성을 지적해왔다. 정부가 대운하사업이 불러올 경제호황과 긍정적인 치수효과를 홍보하기에만 급급했던 것과는 달리, 시민사회에서는 대운하 사업을 공학적인 면에서, 환경에 미칠 영향 면에서 검토하는 토론회가 여러 차례 열렸다. 공사 강행으로 인해 강 주변에 서식하던 법정 보호 동․식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하자, 사람들은 글과 그림으로 개발논리를 따르는 중 우리가 잊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상기시키기도 하였다. 종교인들은 강을 따라 순례하며 강과 강에 살고 있는 수많은 작은 생명들을 경시하는 폭력적인 4대강 사업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의 강 파괴가 계속되자 2010년 5월 문수스님은 낙동강 강변에서 이명박 정권에게 “4대강 사업을 즉각 중지 폐기”할 것과 “서민과 소외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하였다. 천주교연대 신부님들 또한 남한강 4대강 공사에 찬성하는 뜻을 밝힌 김문수 경기도지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삭발하였다. 정부 측과 민간의 찬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함에 따라 국민들 사이에서 6.2 지방선거의 중요성이 부각되어 트위터 등의 매체를 통하여 투표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는 캠페인이 자체적으로 벌어지기도 하였다. 7월은 “4대강 사업을 끝장내기 위한 총력 투쟁 기간”으로 선포되었고, 문화제와 촛불시위를 통해 4대강 사업을 막고자 하는 국민들이 모여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은 4대강 공사현장 보를 점거하여 20m 고공에서 시위를 벌이며 4대강 공사를 중단하라고 외치고 있다.
대운하와 4대강 사업이 진행되어 온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시민사회는 정부가 내세우는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길 거부하였다. 그들의 쉽지 않은 싸움의 흔적은 글로, 그림으로, 영상으로 남았다. 이 자료 모음은 그들의 흔적의 발자취를 부족하게나마 따라가 보려고 했던 노력의 결과물이다. 온 국민의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킨 4대강 살리기 사업의 태동부터 현재까지 일어났던 사건들을 정리하였고, 그 사건들에 대한 시민사회의 반응을 보여주는 각종 자료들을 한데 모아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