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동안 원시인 되어보기
대안 생활 백서라는 이름으로 실천하지 않아도 하루 종일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이 생활하는 것은 나의 주말 모습과 동일하다. TV는 이사오면서 애초에 장만하지 않았고, 집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인터넷을 달지 않았으며, 핸드폰은 간간히 내 귀한 주말에 놀자고 방해하는 인간들이 싫어질 때가 있을 땐 꺼놓는다. 그리고 그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내 생활 습관을 고치고 싶어서 였다.
도입기
처음부터 이런 생활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인도 여행을 갔다와서, 어디를 가든 현지인처럼 생활하다 보니 여유롭고 조용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음에 담는 습관이 생겼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런 생활에 40일을 젖어 있었더니 무궁화 열차가 광속으로 달리고 서울의 밤하늘은 너무 밝고, 음식은 너무 넘치고 일상은 자극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물론 옛습관 버리지 못하고 바로 서울 생활에 적응해 버렸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 일정 시간을 아무런 자극없이 있어보기도 하고, 인도에 있었을 때처럼 뒷산이라도 산책하기도 하고, 어느 한 주는 일부러 핸드폰을 정지시켜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나 자신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도에 휩쓸리듯 살지 말자고 결심한 것이 계기였다. 스스로 모든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내 발로 이 땅을 딛고 싶었다.
이건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충분히 내 결정을 내릴 여유도 힘도 없었다. 대강 좋다고 하는 고등학교 시험봐서 들어왔고, 잠시 고3이 되어서야 진로에 대해 고민해 봤지만 얽매이는 환경에선 아무것도 못한다는 결론 이외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몰랐다. 그리고 또다시 휩쓸리듯 수능을 봤고.. 결국은 그렇다. 난 충분히 사유하고 느끼고 미래를 바라보고 내발로 내 첫 발을 디딘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죽어도 그러기 싫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모범답안도 아니었고, 난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도록 싫었던 것 같다. 느리더라도 충실하게 가슴으로 느끼기도 하고 내머리로 생각해서 삶이라는 것, 살아있다는 것 한 올 한 올 그 뿌리까지 느끼고 싶었다. 그 당시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었지만, 산다는 것의 소중함은 어렴풋이 그냥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
적응기
첨엔 괴로웠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생활습관이란거 그렇게 쉽게 바꿔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감각은 살짝 중독 증상이 있었다. 평소에 너무 티비와 인터넷으로만 이루어진 백수시절을 보냈더니 다른 걸로 시간을 채운다는 것에 막막했다. 당최 뭘해야 재밌을지, 생각이라는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었다.
하지만 적응이 되니 이거 굉장한 기쁨과 충족감이 있다. 하루 일과를 다시한번 정리하고 나니 내 오류가 보이고 변화의 계기와 동기가 마련되고 그러고나니 부끄러움과 감사함을 알게되고 조금씩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그렇다고 느꼈다. 그리고 생각이라는거 적응되니 이게 더 재밌다. 책에서 생각꺼리들이 생기고 그것을 화두로 삼고 생활하다보면 뭐든 보고 듣는 것 읽고 느끼는 것들이 답이 되고 그것이 생활에 젖어들어가면서 해답이 삶에 융화되면 그 기쁨은 이루 말로 못한다.
결론이라 해야 할까? ^^
언플러그드 데이라는건 컴퓨터를 안하고 핸드폰을 안하고 현대의 우리의 삶을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라면 난 그 강조점을 '
정신없이'에 두고 싶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조금더 여유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정신없이 보살피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기회비용때문이다. 자신이 잃을 줄 알고 잃는 것에 대한 아픔을 지고서라도 가야한다고 생각하면서 나아가는 생활과 잃는지도 어딨는지도 모르고 생활하다 뒤늦게 후회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전자를 위해 생활의 리듬을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더 차분해 질 수 있고 맑아질 수 있는 생활을 찾는 것은 자신이 조금더 자신의 튼튼한 다리로 당당히 서기 위한 좋은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컴퓨터와 핸드폰의 잘못은 아니다. 조금더 자신의 생활에 깨어있을 수만 있다면 아주 편리하기만 한 좋은 녀석들이다. 물론, 아주아주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결국은 언플러그드 데이가 상징하는 내용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범위에서 생활에 녹아드는 것이 쵝오라는 이야기이다. ^^
Tweet 대안 생활 백서라는 이름으로 실천하지 않아도 하루 종일 핸드폰과 인터넷이 없이 생활하는 것은 나의 주말 모습과 동일하다. TV는 이사오면서 애초에 장만하지 않았고, 집에 잘 들어가지 않는 것을 생각하고 인터넷을 달지 않았으며, 핸드폰은 간간히 내 귀한 주말에 놀자고 방해하는 인간들이 싫어질 때가 있을 땐 꺼놓는다. 그리고 그렇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내 생활 습관을 고치고 싶어서 였다.
도입기
처음부터 이런 생활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어느날 인도 여행을 갔다와서, 어디를 가든 현지인처럼 생활하다 보니 여유롭고 조용하고 자신을 돌아보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음에 담는 습관이 생겼었다. 한국에 돌아와서 그런 생활에 40일을 젖어 있었더니 무궁화 열차가 광속으로 달리고 서울의 밤하늘은 너무 밝고, 음식은 너무 넘치고 일상은 자극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물론 옛습관 버리지 못하고 바로 서울 생활에 적응해 버렸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 일정 시간을 아무런 자극없이 있어보기도 하고, 인도에 있었을 때처럼 뒷산이라도 산책하기도 하고, 어느 한 주는 일부러 핸드폰을 정지시켜 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의 이유는 나 자신을 다시금 생각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파도에 휩쓸리듯 살지 말자고 결심한 것이 계기였다. 스스로 모든 것을 느끼고 생각하고 고민하고 내 발로 이 땅을 딛고 싶었다.
이건 굉장히 개인적인 이유지만 중고등학교 때부터 충분히 내 결정을 내릴 여유도 힘도 없었다. 대강 좋다고 하는 고등학교 시험봐서 들어왔고, 잠시 고3이 되어서야 진로에 대해 고민해 봤지만 얽매이는 환경에선 아무것도 못한다는 결론 이외에 무엇이 되고 싶은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도 몰랐다. 그리고 또다시 휩쓸리듯 수능을 봤고.. 결국은 그렇다. 난 충분히 사유하고 느끼고 미래를 바라보고 내발로 내 첫 발을 디딘적이 없었다.
앞으로는 죽어도 그러기 싫었다. 사회가 요구하는 것이 모범답안도 아니었고, 난 충분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프도록 싫었던 것 같다. 느리더라도 충실하게 가슴으로 느끼기도 하고 내머리로 생각해서 삶이라는 것, 살아있다는 것 한 올 한 올 그 뿌리까지 느끼고 싶었다. 그 당시 머리에 피도 안마른 녀석이었지만, 산다는 것의 소중함은 어렴풋이 그냥 느낌으로 알고 있었다.
적응기
첨엔 괴로웠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생활습관이란거 그렇게 쉽게 바꿔지는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감각은 살짝 중독 증상이 있었다. 평소에 너무 티비와 인터넷으로만 이루어진 백수시절을 보냈더니 다른 걸로 시간을 채운다는 것에 막막했다. 당최 뭘해야 재밌을지, 생각이라는거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었다.
하지만 적응이 되니 이거 굉장한 기쁨과 충족감이 있다. 하루 일과를 다시한번 정리하고 나니 내 오류가 보이고 변화의 계기와 동기가 마련되고 그러고나니 부끄러움과 감사함을 알게되고 조금씩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아닐 수도 있지만 스스로는 그렇다고 느꼈다. 그리고 생각이라는거 적응되니 이게 더 재밌다. 책에서 생각꺼리들이 생기고 그것을 화두로 삼고 생활하다보면 뭐든 보고 듣는 것 읽고 느끼는 것들이 답이 되고 그것이 생활에 젖어들어가면서 해답이 삶에 융화되면 그 기쁨은 이루 말로 못한다.
결론이라 해야 할까? ^^
언플러그드 데이라는건 컴퓨터를 안하고 핸드폰을 안하고 현대의 우리의 삶을 생각하는 것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돌아봐야 하는 이유가 '너무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일상'이라면 난 그 강조점을 '
정신없이'에 두고 싶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조금더 여유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는 정신없이 보살피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한 기회비용때문이다. 자신이 잃을 줄 알고 잃는 것에 대한 아픔을 지고서라도 가야한다고 생각하면서 나아가는 생활과 잃는지도 어딨는지도 모르고 생활하다 뒤늦게 후회하는 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난 전자를 위해 생활의 리듬을 자신이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금더 차분해 질 수 있고 맑아질 수 있는 생활을 찾는 것은 자신이 조금더 자신의 튼튼한 다리로 당당히 서기 위한 좋은 습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컴퓨터와 핸드폰의 잘못은 아니다. 조금더 자신의 생활에 깨어있을 수만 있다면 아주 편리하기만 한 좋은 녀석들이다. 물론, 아주아주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지만. 결국은 언플러그드 데이가 상징하는 내용이 자신을 괴롭히지 않는 범위에서 생활에 녹아드는 것이 쵝오라는 이야기이다. ^^
흔히 무언가를 '하지말자'라고 하는 운동이 오해받기 쉬운 부분이 그런 점이라고 생각해요.
뭐가 나쁘고 안 해야 한다고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에 있어 소중한 것에 시선을 집중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소망을 전하는 것만으로 충분하겠지요.
근데 그런 점에서는 또 '하지말자'라는 한마디가 전달력이 있는 편이고 말이죠.
"귀 있는 자는 들을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