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오후,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비보가 날아들었습니다. 한미FTA 관련 문서유출 혐의로 재판중이던 KFC(정창수 전 시민행동 활동가)의 1심 선고가 있던 날이었지요. 국회에서 한미FTA비준동의안이 한나라당 독단으로 상정되어 해머와 전기톱이 등장하는 등 난장판이 되었던 바로 다음 날입니다. 판결 결과 KFC가 징역 8개월을 선고받고 그 자리에서 법정구속되었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전에 검사 구형이 징역 1년으로 좀 심하긴 했었지만, 사안의 성격 상 실형이 나올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기에 놀랍고 당황스러웠습니다. 재판 끝나면 점심이나 같이 하자며 함께 출석했던 백현석 씨가 황급히 가방과 노트북 등을 챙겼고, 법정구속된 KFC는 곧장 서울구치소로 수감되었다는 거였어요.
마침 다른 일로 근처에 있던 푸른소(오관영 사무처장)가 급히 구치소에 연락을 취해 면회여부를 확인했고, 곧바로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저 신비(장상미)와 함께 찾아갔더랬습니다. 도중에 동생분과 지인 한 분을 만나 일행은 모두 네 명이 되었습니다.
최근 이런저런 일로 구치소를 찾을 일이 많았던 푸른소가 능숙하게(?) 접견신청을 해 주었습니다. 접견신청은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서류에 몇가지를 써 넣고 창구에서 신분증을 제출해 확인을 받은 후 30분 정도 기다리자 접견실이 배정되었지요.
그렇게 우리는 KFC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접견시간은 불과 10분. TV에서 보던 것처럼 오래된 건물의 조그만 방에 철창과 유리로 막힌 벽을 앞에 두고 마이크로만 이야기를 나누었죠.
건너편 KFC의 얼굴은 무척 어두웠습니다. 판결 후 서너 시간이 지났지만 결과를 믿을 수가 없는 듯 황망한 표정이었지요. 아마 수번이 박힌 겨자색 허름한 수인복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맨날 별명대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아저씨같이 허허거리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나중에 나와서 우리끼리 에구, 좀만 건들면 울겠더라 하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하나도 재밌지 않고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하여간 시간이 짧으니 인사며 다 생략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습니다. KFC가 그 와중에 개인적인 부탁이며 연락할 것이며 빼곡히 메모해 온 걸 혹 시간이 모자랄까 하여 급히 말하다보니 오히려 2-3분 정도가 남았더랬습니다. 서로 침묵하다가 푸른소가 웃으며 그저 다른 생각말고 잘 있으라고, 이참에 책도 읽고 마음공부도 하고 있으라고 말하자 KFC도 그제사 살짝 웃어보였네요. 녹음도 촬영도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하여 빼곡히 받아적은 메모지만 한 장 들고 우리는 접견실을 나섰습니다.
우리와 만나고 난 후 곧이어 담당변호인인 민변의 송호창 변호사와 면담이 있다기에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송 변호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 아직 판결문이 나오지 않았으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바로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하였어요.
무릇 법이란 것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다투어야 하되 딱딱한 법조항만으로 해석될 수 없는 사정과 조건을 깊이 살펴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재판정, 즉 판사의 역할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KFC가 한 일이 현행법의 잣대로 명확히 합법이라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해 신념에 따라 한 공익제보 행위에 대한 법원의 이같은 강력한 처벌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항소가 진행되면서 진실이 가려지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렇게 당장 황망한 일을 당하는 사람과 주변 사람들의 상처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더욱 가슴아픈 일은, 이런 일이 이미 수도 없이 일어났고, 앞으로 몇년간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더 힘내고, 더 끈기를 가지는 수 밖에 없겠지요.
Tweet 마침 다른 일로 근처에 있던 푸른소(오관영 사무처장)가 급히 구치소에 연락을 취해 면회여부를 확인했고, 곧바로 의왕에 있는 서울구치소로 저 신비(장상미)와 함께 찾아갔더랬습니다. 도중에 동생분과 지인 한 분을 만나 일행은 모두 네 명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KFC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접견시간은 불과 10분. TV에서 보던 것처럼 오래된 건물의 조그만 방에 철창과 유리로 막힌 벽을 앞에 두고 마이크로만 이야기를 나누었죠.
건너편 KFC의 얼굴은 무척 어두웠습니다. 판결 후 서너 시간이 지났지만 결과를 믿을 수가 없는 듯 황망한 표정이었지요. 아마 수번이 박힌 겨자색 허름한 수인복때문에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어요. 맨날 별명대로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 아저씨같이 허허거리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나중에 나와서 우리끼리 에구, 좀만 건들면 울겠더라 하고 농담을 건네면서도 하나도 재밌지 않고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우리와 만나고 난 후 곧이어 담당변호인인 민변의 송호창 변호사와 면담이 있다기에 밖에서 한참을 기다렸다 면담을 끝내고 나오는 송 변호사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 아직 판결문이 나오지 않았으니 정확한 건 알 수 없지만 바로 항소를 준비하겠다고 하였어요.
무릇 법이란 것은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다투어야 하되 딱딱한 법조항만으로 해석될 수 없는 사정과 조건을 깊이 살펴 진정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 재판정, 즉 판사의 역할이자 의무일 것입니다. KFC가 한 일이 현행법의 잣대로 명확히 합법이라 말할 수 없을지 몰라도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해 신념에 따라 한 공익제보 행위에 대한 법원의 이같은 강력한 처벌은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항소가 진행되면서 진실이 가려지길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렇게 당장 황망한 일을 당하는 사람과 주변 사람들의 상처는 어떻게 해결할까요. 더욱 가슴아픈 일은, 이런 일이 이미 수도 없이 일어났고, 앞으로 몇년간 지속될지도 모른다는 점입니다. 더 힘내고, 더 끈기를 가지는 수 밖에 없겠지요.
이명박 정부들어서의 법은 더 이상 '법'이 아닙니다. 그리고 더 이상 공평하지도 않습니다. 그들만의 법을 상식의 법으로 돌려놓는 일이야 말로 민주주의 국가의 구성원들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일입니다.
이명박 정부는 상식과 양심을 모저리 감옥에 가두려고 합니다. 교도소 담장 밖에 있는 우리들이 부끄러울 뿐입니다. 정창수씨에게 많은 네티즌과 국민들의 성원과 관심을 전달해 주십시요.
지금, 우선 그분에게 필요한 것은 담장밖 사람들의 관심입니다. 그리고 그분이 우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입니다. 부디 건강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