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 번씩 홍대 클럽에서 사운드 데이라는 행사를 하는데요. 지난달에는 살면서 처음으로 인디 밴드들의 공연을 클럽에서 즐기는 호사를 누려봤습니다. 밤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5팀 정도의 공연을 쉼 없이 즐기면서 느낀 것은 ‘진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연을 보면서 이 밴드들은 진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이 하는 음악도 매력도 그들 스스로가 발산하는 에너지였습니다.
진짜는 마음 깊은 곳에서 건강하고 풍성하게 뿌리내리는 나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싹이 돋아나기 전까지는 그저 흙일뿐이듯이,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아도 그 안에는 거목이 될 만한 숨이 움트고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내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모든 일이 그렇게 보이지 않는 내실로 이루어져 있다고 믿습니다. 방망이를 만드는 장인도 공부를 하는 학자도 정치를 하는 정치인도 진실하고 진정한 노력은 그 내면에서 보이지 않게 만들어져 결국에는 발산하여 풍겨져 나오는 향기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스스로 만들어지는 풍성한 에너지와 매력은 묘한 향기를 풍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세월과 인고와 노력이 한데 어우러져 있기에 흉내 내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진짜가 되는 것입니다.
요사이 학력 위조와 관련된 소란스러운 사건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진짜가 완성해 놓은 오묘한 내면의 향기와 그로인해 얻어지는 사회적 존경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완성되기까지의 인고와 노력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과정은 건너뛰고 존경만 받고 싶은 위험한 조급함은 인생을 껍데기만 남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력과 학벌이 주는 진정한 사회적 존경심은 학문에 대한 진정한 고뇌와 탐구에서 오는 것이라는 점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그리고 대학이 그 내실을 기하고 있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학력을 위조한 사람들이 나왔다는 대학마저도 진짜는 아닐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존경받는 큰 사람이 되고자 하지만, 시작은 지금의 내 모습에서 일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의 나에서 한 발 한 발 그렇게 조급함을 버리고 진짜가 되어가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오는 수고로움에 대한 인내와 반성은 감내해야할 본인의 몫일 것입니다. 허울이 아닌 진짜로 살아가는 기쁨과 맛을 발견하는 하루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시민행동 기획실 이미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