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우연히 휴직중인 KFC와 조우한 사무처 후배 몇명이 술자리에서 그냥 장난처럼 꺼낸 말이었습니다.
"선배, 우리 스캐너 고장나고 칼라프린터도 맛이 간지 오랜데...요즘은 보급형으로 되게 저렴한 복합기도 많이 나온다는데.. 흑흑. 선배가 걍 복합기 한대 사주면 안되까요?!"
공부하러 휴직한 사람이 뭔 돈이 있을거라고 불쑥 내뱉은 말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습니다.
"그래, 내 한대 사주지 뭐. 그까~이꺼 얼마면 되나? 일단... 월말에 돈이 좀 들어오면 바로 처리하고, 어쨌거나 이번 후원의 밤 전까지는 꼭 해줄께."
헉! 이런 놀라울데가! 기획실 횡재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
사실 지금 사무실에 있는 레이저 프린터 한대도 KFC가 집에서 가져다놓은 것인데요, 시민행동에서 아무리 프린트나 복사를 잘 안한다지만, 무려 4년 넘게 사무처 전원이 함께 쓰느라 혹사당할만큼 당해오던 기존 프린터가 드디어 목숨이 간당간당할 무렵이었지요. (지금, 그 프린터는 물론 쓰러져 잠든지 오래입니다.)
며칠전 KFC가 말한 그 '돈 들어오는 날'이 되자 어김없이 전화를 건 신비.
"돈 받았으면 보내주셔야죠~"
네, 빚쟁이가 따로 없습니다. 신비도 한때는 나름대로 우아한 삶을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으나, 모르긴해도 시민행동 기획실에 있다보면 누구라도 다 그리 되나봅니다.
아무튼 그날부로 KFC는 약속한 금액을 입금해주었고, 곧바로 쇼핑에 들어간 난나야와 행자, 신비는 이것저것 머리를 굴리고 굴리다 드디어 가격과 성능이 적절한 모델을 하나 찾아 주문을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위에서 보신 멋지구리한 기계, 바로 그것이 주인공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포토칼라프린트에 중점을 두고 스캔과 복사를 부가기능으로 봐서 구입한 이 녀석이, 글쎄 알고보니 기계자체의 메모리인식 기능은 물론, 명함스캔에다 필름스캔기능까지 추가로 달려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되도록 저렴한 거, 되도록 돈 안들이고 마련해서, 되도록 가늘고 길~게 쓰는 시민행동 사무처로서는 간만에 대단히 삐까뻔쩍한 살림이 생겨난 것이 아닐 수 없음입니다.
하여 변두리 기자 대표로다가 KFC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할 뿐더러, 일전에 KFC가 휴직차 사무실을 떠나며 기증한 벽시계에 그러했듯이 조만간 이 복합기에도 "KFC 증"이라 제대로 새겨놓을 작정이라는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고마와요, KFC! 잘 쓸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