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양극화 심화시키는 한미 FTA를 반대한다>

지난 1월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연설을 통해 양극화 해소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고 선언한 바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부의 말로만 양극화 해소 정책에 비판적인 문제제기를 해 온 입장이지만, 대통령이 나서 이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라고 천명한 것에 대해 최소한의 기대는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역시 기대에 불과했다. 무엇보다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인 비정규직 남용 억제와 차별 해소는 그 기본적 출발점이 되는 입법조차 원칙을 상실한 채 표류하고 있으며, 양극화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각종 제도와 정책, 그리고 현실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양극화 해소를 위한 노력에 매진하기는커녕 한미 FTA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다는 터무니없는 궤변을 유포하며, 졸속적인 FTA 추진을 정당화시키고 있다.

한미 FTA가 무엇인가? 이는 단순히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시장의 통합을 지향하는 것이며, 선행한 한-칠레 FTA와는 차원이 다른 전면적 개방을 전제하는 것이다. 또한 단순한 경제협정을 넘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더불어 '포괄적 동맹'이라는 허울 아래 미국이 구상하는 동북아 정치경제 질서의 하부구조로 종속적 편입을 심화시키는 기제이다. 이처럼 나라의 미래에 더할 나위 없이 중차대한 협상을 추진하면서 대통령과 소수의 관료들은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린 채 밀실에서 경쟁력 강화와 양극화 해소라는 터무니없는 장밋빛 수사를 되뇌고 있다.

우리는 지금 이 나라에서 과연 누가 한미 FTA의 긍정적 기대효과를 자신 있게 언급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보수와 진보를 떠나 다수의 전문가들은 한미 FTA가 초래할 결과를 우려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산업 전반의 대미종속과 신자유주의적 양극화의 심화로 이어지는 '제2의 IMF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시장과 이윤을 지고의 가치로 추구하는 재벌기업의 경제연구소들조차 그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고 국책 연구기관들조차 그 득실을 저울질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단지 밀실에서 이 협상을 주도하는 친미 관료들과 노무현 대통령만이 한미 FTA를 미래라고 강변하고 있을 뿐이다. 한미 FTA가 우리의 미래라고 자신한다면 대통령과 이 정부의 관료들은 밀실에서 졸속협상을 추진하면서 국민에게 믿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 기대효과를 신뢰할만한 전망과 자료를 통해 입증해야 할 것이다.

한미 FTA와 그 결과로 따라올 전면적 시장개방은 농업과 의료, 교육, 금융, 서비스, 문화산업 등 일부 제조업을 제외한 산업 분야 전반에 돌이킬 수 없는 충격과 피해를 가져올 것이다. 멕시코, 브라질 등 이미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한 나라들의 전례가 이를 증명한다. 그 나라들에서 예외 없이 나타난 공공성의 후퇴와 빈곤 확대, 양극화의 심화는 곧 우리에게 닥칠 재앙의 예고편이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면서 한미 FTA를 통해 국민의 생존을 볼모로 내던지는 정부의 정책은 양립 불가능한 모순이며 거짓이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지금 우리 사회와 경제는 양극화, 고령화, 그리고 순환의 위기라는 이중삼중의 덫에 빠져 있다. 30년 동안의 개발독재와 성장주의의 파탄 지점에서 IMF 외환위기가 닥쳐 왔던 점을 거울삼아 볼 때 지금은 이중삼중으로 발목을 옥죄는 덫을 걷어내고 새로운 발전의 모델과 사회적 대안을 만들기 위해 각계각층이 의견을 모으고 합의를 만들어야 할 상황이다. 우리는 이같은 시점에 사회와 경제에 더 큰 위기를 부르고 국민의 생존과 후대의 미래를 송두리째 미증유의 재앙 속에 던져버리는 한미 FTA 추진을 반대하며 이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2006. 4. 26.

사회양극화해소국민연대

강원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경기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경기북부참여연대, 경기여성단체연합, (사)경남고용복지센터, 경남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경남여성단체연합, 관악주민연대, 광산지역사회연구소, 광양참여연대, 광주인권운동센터,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참여자치21, 구리YMCA, 금산참여연대,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사)나눔과연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 노동과복지를위한포항시민연대, 노동실업광주센터, 노동영상집단공장, 노동인권회관, 녹색연합(중앙), 다함께, 당진참여자치시민연대,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대구여성회, 대구참여연대, (사)대전실업극복시민연대, 대전여민회,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대전충남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대한성공회 성북나눔의집, 대한성공회 원주나눔의집,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매체비평우리스스로,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 민족정기수호협의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반미여성회, 보건의료단체연합, 보령시민참여연대, 부산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부산실업극복지원센터, 부산여성단체연합, 부산인권센터, 부정부패추방실천시민회, 불교인권위원회, 새사회연대,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서산참여자치시민연대,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강북지부, 서울북부실업자사업단 노원지부, 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성동실업자종합지원센터, 수원여성회,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사)실업극복국민운동인천본부, 실업극복군산운동본부, (사)실업극복부천시민운동본부, (사)실업극복부평지원센터, 실업극복수원센터, 실업극복시흥시민연대, (사)실업극복여수시민운동본부, 실업극복익산운동본부, (사)실업극복인천서구지원센터, (사)실업극복인천중동구지부 서해주민센터, 아산시민모임, 안양여성회, 언론개혁시민연대, 언론정보학회,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리복지시민연합, 울산여성회, 울산참여연대, (사)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참여자치연대,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전국공무원노조,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민중연대, 전국빈민연합, 전국실업극복단체연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여성농민회총연맹, 전국철거민협의회중앙회, 전국카톨릭노동사목전국협의회, 전북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사)전북실업자종합지원센터, 전북여성단체연합, 전태일을따르는민주노조운동연구소, 제주여민회, 제주참여환경연대, 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참교육학부모회, 참언론대구시민연대, 참여불교재가연대, 참여연대,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사)청솔의집, 청양시민연대, 춘천노동복지센터, 춘천시민연대, 충남참여자치지역운동연대, 충북민주언론시민운동연합, 충북실업극복시민단체협의회, 충북여성민우회, 태백문화연구소, 태안참여자치시민연대, 통일광장, 평택참여자치시민연대, 포항여성회, 한국노동복지센터, 한국노동사회연구소, 한국노동조합총연맹, 한국대학생총학생회연합,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한국비정규노동센터,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자활후견기관협회, 한국청년단체협의회, 한국YMCA전국연맹, (사)함께하는세상, 함께하는시민행동, 함께하는주부모임, 환경운동연합, KY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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