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명보험사 상장 문제에 관한 의견서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생명보험사(이하 '생보사')의 기업공개가 이들 기업의 건실성과 투명성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국가경제 차원에서도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시민행동은 생보사 상장 추진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긍정하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들 기업이 지난 수십년간 사실상 상호회사 형태로 운영되어 왔다는 주장이 가능할 정도로 특수한 사정이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기업공개로 인한 이득 중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 보장은 생보사 상장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일 것입니다.
이는 현재 생보사 자산의 대부분이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1989∼1990년간의 생보사 자산재평가적립금 배분도 보험계약자 지분을 70%, 주주 지분을 30%로 시행하였다는 사실 등 여러 자료와 상황 등을 종합해볼 때 정부와 생보사 스스로도 분명히 인정하고 있는 원칙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그러나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을 보장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 배분이 시행되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이러한 계약자지분 배분방식에 관한 논란 중 지난 자산재평가적립금의 계약자지분 중 내부유보금(이하 '내부유보금)은 물론 이후의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을 제대로 보장하기 위해서는 계약자지분을 주식으로 배분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안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시민행동은 이러한 방안이 생보사 주주들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을 보장하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합니다.
이러한 방안이 실현된다면 보험계약자는 기존자산 중 기여분은 물론 현시점에서 정확히 예측할 수 없는 이후 상장이득 중 기여분을 일시에 보장받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도 장래의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이 차지하는 비중에 대한 제2의 논란이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배분방식에 기존주주의 권익 침해 등 법과 시장경제 원칙 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으며, 보험계약자가 계약시 경영참여등의 의사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살펴볼 때 주식배분 방식으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시민행동은 생보사 상장시 계약자지분 배분방식은 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 보장이라는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보다 폭넓게 모색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으며, 이에 위 주식배분 방식으로 합의가 어려울 경우 생보사 상장을 추진하면서 현금배분시 계약자지분을 최대한 보장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본 의견서의 결론을 대신하고자 합니다.
계약자지분을 주식으로 배분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사회적 공감을 얻는 가장 큰 이유는 그러한 방식이 미래의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을 가장 정확하고 공정하게 배분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는 점에 대한 동의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는 역으로 어떠한 계약자지분 배분방식을 선택하든 그 방식이 충분한 사회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관건은 미래의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을 제대로 보장할 방안이 있는가 여부임을 나타냅니다.
시민행동은 계약자지분을 현금으로 배분하더라도 그 배분액 산정이 공정하고 정확하게 이루어진다면 계약자 권익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대안 모색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현금배분의 경우 미래의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을 제대로 산정하고 배분하기 어렵다는 데 가장 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시민행동은 주식배분 방식으로 합의가 불가할 경우 현금배분 방식을 택하면서도 아래와 같은 2단계 배분방식을 취하여 상장이득 중 계약자 기여분을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가능한 대안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즉 1단계로 이전의 자산재평가적립금 중 내부유보금에 대해 정확한 재평가를 실시하여 이를 반영한 금액을 현금으로 계약자에게 배분하고, 2단계로 상장 이후 일정시점에 이전 배분액과 상장 실현이익과의 차액을 정산하여 현금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계약자지분 추가정산액 산정의 방식과 시기 등에 관한 세부적 논의는 최대한 계약자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는 틀과 방향으로 이루어져야만 할 것입니다.
위 제안의 취지는 우선 현재까지의 계약자 기여분을 최대한 정확하게 평가하여 계약자에게 돌려준 후 정확한 산정이 불가능한 미실현이익은 시장의 판단에 맡겨 확인한 후 배분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이 방식은 계약자의 정당한 기여분은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주식배분 방식과 관련하여 제기되는 논란들, 즉 계약자의 의사와 권리를 벗어난 배분일 수 있다는 점, 기업과 주주의 합법적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 등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일 수 있겠습니다.
시민행동은 생보사 상장 문제에 있어 정부가 개별적 보험계약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거대조직인 생보사에 대해 개개인으로 흩어져 있는 보험계약자들이 스스로의 힘만으로 권익을 지켜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자산의 대부분이 보험계약자의 돈으로 이루어져 있는 생보사들이 상장이득을 보험계약자와 공유하지 않고 독점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정부는 다수 국민과 보험계약자를 대변하여 그러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시민행동은 본 의견서가 정부가 마땅히 행해야 할 의무를 보다 충실하게 수행하고, 아울러 여러 관계자들이 건설적 논의를 통해 보험계약자의 권익 보호는 물론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끝
-- 본 의견서는 금융감독원의 공식요청에 따라 2003년 7월 21일 정부에 제시한 내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