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음세대를 생각하는 진지한 자기반성과 대화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새만금 공사를 일단 중지하고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릴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새만금 간척사업의 중단을 촉구하는 65일간의 삼보일배 순례가 얼마 전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이 두달여의 '고행'은 그 과정에 함께 참여했거나 지켜본 우리에게도 큰 변화의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한다. 새만금이 무엇인지 환경이 무엇인지 잘 모르던 사람들은 새만금과 환경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기회를 얻었고, 어렴풋이 환경의 중요성을 말하던 사람들도 다시금 자연과의 공존을 깊이 고민하게 되었을 것이다.
삼보일배 순례단의 수경스님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순례단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반성해볼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했다 하는데, 환경보호와 경제발전이라는 주장 간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새만금 문제에 대한 해법도 이런 마음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법을 찾는 첫걸음은 우리 모두 자신의 주장에 잘못이 있거나 너무 조급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서로 다른 주장들을 아우를 수 있는 '상생의 방안'은 없는 것인지 진지하게 모색해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 위한 전제조건으로서 우선 새만금의 자연환경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하게 될 최종 물막이 공사를 중단해야만 할 것이다. 한번 파괴된 환경은 뒤늦게 자원을 투입한다고 해서 복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제조건 하에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관련전문가 등 광범위한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살릴 수 있는 대안이 없는지 치열하게 찾아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이 작업에는 무한한 인내와 책임감이 요구될 것이지만, 전국민은 물론 다음 세대에까지 미칠 엄청난 영향을 감안할 때 그것은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최근 많은 전문가와 환경단체 등이 새만금의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도 지역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발을 이뤄낼 수 있는 대안들을 자발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무 대가 없이 공동체를 위해 내놓는 이러한 대안들은 보다 진지하게 검토되어야만 한다.
이러한 모색을 가능하게 할 첫발을 내딛는 것은 분명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국가공동체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 어떠한 길을 택해야 할지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설득할 책임이 있다.
새만금 개발에 관한 사회적 논란 과정에서 이제까지 정부는 그러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결단을 내려 국민과 국토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 그리고 필요한 모든 인력과 자원을 동원하여 새로운 길, 환경과 경제를 함께 살릴 수 있는 길을 모색하도록 하라.
부디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하고 과감한 결단이 있기를 바란다. 최종 물막이 공사 중단은 대화와 모색이 가능하게 하는 전제조건이다. 그후 국가적으로 역량을 투여하여 대안을 모색해 나가도록 하자. 더불어 국가공동체와 다음세대를 위해 단기적 이익추구를 자제해야 하는 지역이나 집단이 생긴다면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방안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