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영어교육 강화방안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영어 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로 이름 붙여 내놓고 있는 모든 학교 수업의 영어 진행, 수능 대체 영어능력평가시험 등의 방안은 대다수 국민, 특히 미래세대를 영어 광풍 속의 고통으로 내몰고 나랏말과 민족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매우 크다.

영어 사교육 문제 해결, 국가경쟁력 강화 등 어떤 수사로 포장하더라도 이러한 방안은 대다수 국민의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과격하기 그지없는 발상이며, 국가와 민족의 자긍심에 대한 모욕이 아닐 수 없다.

수능 대체 영어능력평가시험 방안만으로도 온 나라가 이 시험에 대비하기 위한 영어 사교육 광풍에 휩싸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인수위는 ‘저소득층 무료 응시’ 따위의 본질적 문제에서 한참 벗어난 시혜성 대책을 거론했을 뿐이다.

그런데 인수위는 더 나아가 아예 모든 학교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전대미문의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모든 수업의 영어 진행은 사교육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폭발적 사교육 증가를 초래할 것이다. 영어 과외 없이는 기초교육마저 이수할 수 없게 만들어 놓고 어떻게 사교육 문제가 해결되길 기대할 수 있겠는가?

나아가 모든 교육을 영어로 할 경우 국어는 몰라도 영어는 알아야 살 수 있는 사회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사실상 영어가 우리나라의 공용어나 다를 바 없는 위치에 올라서게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인수위원장의 ‘영어를 공용어로 한 나라를 모범사례로 삼겠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미루어 인수위 측에서도 익히 예상하고 있는 현상일 것으로 짐작된다.

또한 2010년경 모든 교육의 영어화가 실제로 가능할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 수년 내 모든 과목에서 영어로 수업 가능한 교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학생들이 영어로 수업할 때 충분히 따라올 수 있을지도 낙관하기 힘들다.

교육 내용 면에서도 교육 전반에 걸친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특히 국어나 국사를 영어로 진행하는 방안을 언급한 대목에서는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로 하는 국어 수업이 제대로 된 수업이 될 수 있겠는가? 영어만 생각하다 모든 교육을 파괴하는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모든 수업의 영어 진행 등 인수위가 제시하고 있는 영어교육 강화방안은 ▲ 사교육 문제 해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도리어 영어 사교육의 폭발적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며, ▲ 수년 내 모든 교과목에서 영어로 수업 가능한 교원을 확보하고 다수 학생이 영어수업 수학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낮은 등 현실성도 떨어지며, ▲ 영어만 중시하다 모든 교과목의 질 저하를 야기할 수 있고, 특히 국어와 국사 등 영어로 수업하는 것이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은 교과목의 경우 제대로 된 교육이 아예 불가능해지는 전반적 교육 파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며, ▲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지 못할 경우 기초교육마저 이수하기 힘든 상황이 사실상 영어 공용화와 다를 바 없는 만큼 나랏말과 국가 정체성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 등 여러 면에서 도저히 긍정할 수 없는 정책이다.

따라서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는 즉시 지금까지 제시한 영어교육 강화방안을 철회하고 보다 합리적이고 국민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교육 정상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 교육 문제는 그 뿌리가 매우 깊고 시원한 해결책을 제시하기 어려운 사안임을 온 국민이 잘 알고 있다. 때문에 기가 막힌 방책을 내놓지 못했다 해서 정부를 무능하다고 쉽게 매도하지 않는다. 도리어 좀더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시간이 걸리더라도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안정적으로 추진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수위가 성급하고 편협한 시각을 버리고 다수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면서 한걸음씩 전진하려는 자세로 변화하기를 바란다. 끝.

2008년 1월 24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지현 윤영진 박헌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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