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 시민행동과 인연을 맺었던 회원, 임원, 상근활동가를 만나는 '시민행동 20년 인물 열전'! 세 번째는 시민행동 창립 당시에 인턴으로 함께했던 김정부 경희대 교수의 시민행동 창립 당시의 경험과 최근의 근황들을 들어봅니다. 

 

[크기변환]IMG_0899.JPG

 

오랜만에 뵙네요^^ 올 해 시민행동 20주년을 맞아 교수님과 시민행동의 인연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선 함께하는시민행동하고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그리고 첫 인상이 어떠셨을까 궁금합니다.

images.jpg 당시 행정대학원을 다니고 있었어요. 원래 학부 때 정치학과였는데 정치학은 약간 뜬구름 잡는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지금은 그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만, 당시엔 구체적으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들여다보고 사람들의 삶에서 도운이 되는 공부를 해보고 싶다는 이유로 행정대학원의 정책학 전공을 선택했었습니다. 공부를 하면서 실제로 어떻게 정책이 만들어지고 정책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구체적으로 보고 싶었던 거죠.

사실 제가 수줍음이 많아요. 그래서 아무데나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말을 못하는데, 당시 친구였던 민병덕 변호사가 이런데 관심이 많았습니다. 민변은 고시 공부 중이었지만 그때 여자친구가 경실련에서 하승창 선배와 정책실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리고 하승창 처장이 경실련에서 나와서 시민단체를 만들려고 할 때, 여기서 자원봉사 해보는 건 어떻겠냐고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시민행동과 연을 맺게 되었죠.

 

당시 누구누구 있었는지 기억나세요?

images.jpg 서울 지리가 까막눈이라 정확히 그때 어디 사무실로 갔는지는 기억이 나질않네요. 그때 김태일 교수님을 뵀었고요. 하승창처장, 오관영선배, 양희석선배, 지영씨, 정창수선배, 조양호씨, 문광승 선배, 이렇게 있었던 것 같아요. 

 

자원봉사라는게 여러가지 일을 하잖아요. 처음에 나름의 생각을 갖고 단체를 방문하셨을텐데 당시 어떤 사업을 같이 하셨나요? 

images.jpg 제가 워낙 아는 게 없어서 아마 이분들도 부담스러웠을 것 같아요. 대학원생이라고 왔는데 저도 아는 게 없어서 아마 쓸데가 없을 거란 생각을 하시진 않았을까^^: 근데 당시 조양호씨가 책을 쓰려고 하고 있었는데 미국 시민단체 현황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었어요. 그때 저에게 미국 시민단체 조사를 부탁했었고, 저는 인터넷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자료를 번영하는 일을 했습니다.

 

중요한 일을 하셨네요^^

images.jpg 그때 제가 한 챕터 정도를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즈음에 하승창 처장과 서울 과기대 김재훈 교수님과 미국 시민단체 방문 일정을 잡았어요. 주로 제가 방문 일정을 잡았는데 종일 단체에 편지를 썼던 기억이 있네요. 그 덕에 저도 같이 미국 시민단체를 방문할 수 있었어요. 

그 때 미국이 우리랑 사는 게 정말 다르구나라는 것을 느꼈어요. 예를 들면 워싱턴DC에 맥도날드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다 흑인이더라고요. 당시 한국에서는 맥도날드가 나름 이국적이고 좋은 음식으로 인식됐는데 거기는 최하층민이 먹는 음식이더라고요. 그리고 워싱턴DC의 도시 디자인이나 유적을 보존하는 방식 등이 이채로웠어요. 뉴욕을 둘러본 것도 매우 소중한 경험이었고요. 미국이라는 나라가 논문을 읽고 했지만 제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나라였는데 직접 경험할 수 있던 기회였어요. 

미국 시민단체 방문도 좋은 인상을 받았어요. 시민행동과 비교해보면 거기는 정말 프로페셔널 해보였던 것 같아요. 애널리스트의 전문성이라던 지 거기는 풀뿌리 기반으로 회원들 회비만으로도 재원을 다 조달하고, 그래서 그런지 얘네는 정말 시민운동도 프로페셔널하게 하는 구나 라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 뒤엔 미국 시민단체에서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면 그 인연으로 제가 통역도 하고 관광도 시켜주고, 밥도 사주고 그랬죠.

 

어찌보면 시민행동이 교수님의 영어실력을 향상시킨 건가요?^^

images.jpg 사실 당시 조양호 선배나 지영씨, 정란아 선배 등은 시민운동을 2~3년 해오면서 나름대로 다부지게 일을 하는 분들이고 저는 어리버리 대학원생이었는데 이분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죠. 시민행동의 활동가를 보면서 우리나라 시민단체는 이렇게 움직이는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민행동도 시민운동을 열심히 하고 교수님도 교수님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는 이유는 아마도 사회에 기여를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잖아요. 교수님은 어떤 사회가 됐으면 하시는지, 아님 작은 부분이라도 우리 사회가 이런 방향으로 됐으면 좋겠다라거나, 그런게 있으실까요? 

images.jpg 일반적으로 바른 얘기들은 많이 할 수 있을 거에요. 근데 이게 제 삶, 제 직업과 연관돼서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야될 거냐라고 얘기하는 건 쉽지 않아요. 제가 학생들은 나름 열심히 가르칩니다. 재무행정 수업 등을 하는데 이걸 학생들이 잘 알면 우리 사회엔 어떤 도움이 될까라는 고민을 저도 당연히 할 거잖아요. 근데 잘 손에 안 잡혀요. 그렇지만 바라는 것은 학생들이 재무행정에 대해 배워서 국가재정이 어떻게 운영되는지에 대해서 알고 그것이 자기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 지도 알고 그래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눈에 불을 켜고 관찰하고 있어야 되는 것도 알았으면 좋겠어요. 수업시간에 그런 얘기를 계속 합니다. 

저는 재정민주주의를 바탕에 깔고 모든 얘기들을 하는데요. 그랬을 때 이게 학생들의 삶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도 고민하죠. 학생 중 한 명이라도 나중에 주민참여예산위원회에 참여할 수도 있는 거고,  투표를 하는데 기준이 정부가 얼마나 예산을 투명하게 짜는냐가 될 수도 있고요. 그런 차원에서 제 가르침을 통해 이런 부분에서 삶이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 

제가 하는 연구를 통해서는 저는 정말 요만한 기여밖에 안될 거라고 생각해요. 국가재정이나 정책이 결정되고 운영되는데 있어 우리가 지금까지 몰랐던 비밀 중 하나를 드러내는 거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저는 대부분의 사람이 다 그렇다고 생각을 하고요. 그리고 이렇게 사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우리 사회의 안좋은 부분 중 하나가 이렇게 조차도 안 살려고 하기 때문인거 같아요. 

제가 10년 이상 교수를 했고 제가 가르친 학생이 1천명은 넘을 거에요. 어떤 형식으로든 학생들 삶에 녹아 있을 거라고 봅니다. 저는 이 가치가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시민행동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시간보다 학생들에게 더 집중하고 더 고민하고 더 잘 알아서, 좀 더 잘 가르쳐 주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 질문입니다^^ 시민행동과 두 번의 인연, 그것도 무척 중요한 인연이잖아요. 교수님은 시민행동이 앞으로 어떤 단체가 됐으면 좋겠는지, 기대 혹은 바램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images.jpg 저는 시민행동이 시민들로부터 '아! 저기는 시민행동을 하는 곳이구나'라고 인식됐으면 좋겠어요. 다시 말해서 시민들이 원하는 것을 정부가 잘 못하거나 안 할 때, 시민들과 더불어 행동하는 곳이구나라고 생각되는 단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시민단체가 예전에 갖고 있던 정당성 부분이 많이 약화되어 있다고 보는데요. 이는 다 알만한 사람들의 책임이라고도 생각하는데,, 이런 부분이 시민들의 신뢰를 허무는 방향으로 작용을 하고 그게 결국 시민단체의 역량을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적어도 시민행동을 보면 저 단체는 시민들의 지지로 정부와 국회의원이 못하는 일을 한다는 평판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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