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마라는 단어가 한글프로그램에서 자유의 날개를 달게 되었습니다.(2006.5.10)






위 그림을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아래아한글 프로그램에서 버마라는 단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미얀마로 바뀌어버립니다.
국산 웹에디터 프로그램인 나모웹에디터FX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MS워드, 프론트페이지, 드림위버, 오픈오피스 등에서는 그런 현상이 없는데
유독 국산 소프트웨어 두곳에서만 그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런 현상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버마가 미얀마로 바뀐 이유

인도차이나반도 서쪽에 위치한 나라, 미얀마...옛 이름 버마.
우리에게는 아웅산 수지 여사로 더 잘 알려진 나라.
버마라는 국가명이 미얀마로 바뀐 이유는 이렇습니다.

1988년, 버마에서는 62년부터 지배해온 군사정권에 대항하는 대규모 민주화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리고 88년 8월 8일, 10만명 이상의 시민과 학생, 심지어 승려들까지 참여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였습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그칠줄 몰랐습니다. 가히 혁명적 상황이라고 할 만했습니다. 그러나 이 항쟁이 채 결실을 맺기도 전에, 서마웅 장군을 위시한 신군부가 구테타로 정권을 장악하고, 대대적인 강경진합을 계속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최소 2,000명에서 최대 20,000명의 희생자가 발생했습니다.


출처 : http://pds.egloos.com/pds/1/200406/10/52/b0003652_10485185.jpg


정통성 없이 등장한, 국민들의 지지를 전혀 받지 못한 신군부는
시위대에 대한 무력진압으로 실추된 대외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89년 국가명을 "버마"에서 "미얀마"로 개정했습니다.

국가의 공식 명칭을 불법으로 정권을 탈취한 군부정권이 국민들의 동의도 구하지 않고 바꾸어 버린거지요. 그래서 지금도 버마의 민주화운동가들과 버마의 민주화를 바라는 사람들은 미얀마라는 국가명 대신 버마라는 국가명을 사용합니다.

군부에 의해 국민의 동의없이
대량학살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국가명을 바꾸다.


물론 버마는 135개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 국가입니다.
전체 국민 중 60~70%정도가 버마족이긴 하지만 단지 버마족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미얀마를 써서는 안된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유는 한가지!
앞서 말씀드린대로 국가명을 바꾸는 것은 합법적 선거에 의해 정당하게 선출된 국민의 대표만이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마 민주화운동가들은 민족 전체의 대표가 모여서 평화롭게 민주적인 방식으로 국가명을 정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버마라는 단어에 자유를!

버마라는 단어는 꼭 공식 국가명만으로 쓰지는 않습니다.
버마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도 쓰고, 미얀마로 이름이 바뀌게 된 이유를 설명할 때도 버마라는 단어는 써야 합니다.

(주)한글과 컴퓨터사와 (주)세중나모에 정중히 요청합니다.
아래아한글과 나모웹에디터에서 버마라는 단어를 입력했을 때 강제로 미얀마로 변경하는 문제를 해결해주시기 바랍니다.
버마로 써야 한다, 미얀마로 써야 한다라는 가치 판단을 해주시라는건 아닙니다.
단지, 단어에 대한 선택권을 이용자에게 돌려달라는 것입니다.
버마라는 단어에 자유를!!!


한글프로그램에서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버마라는 단어를 입력하기 위해
<버>와 <마>를 따로 쓴 다음에 붙이는 과정을 계속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에 있는 버마의 민주화운동가들에게, 국내에 있는 버마 출신의 이주노동자들에게,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조국의 이름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현실은 가슴아픈 일입니다.

우리들의 요구사항은 딱 한가지입니다.
버마라는 단어를 쓸 자유를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인 요구사항

두 회사가 이용자들에게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단어들의 맞춤법과 달리 버마와 미얀마는 위와 같이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또 국제적으로도 그렇고, 국내에서도 버마와 미얀마라는 국가명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단어입니다.

또한 [빠른교정사용자사전]이나 [자동교정목록]에서 버마라는 단어를 삭제하면 이와 같은 현상이 해결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숙련된 이용자가 아닌 이상 이와 같은 기능을 알고 이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좀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취지는 알겠으나 그 서비스가 특정 이용자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상처를 준다면 이는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버전을 출시할 경우에는 [빠른(자동)교정목록]에서 버마라는 단어를 삭제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 우리 스스로 버마라는 단어에 자유의 날개를 달아주는 방법 |


- 함께하는 시민행동 http://www.action.or.kr
- 마웅저 : 버마민주화운동가, 함께하는시민행동 활동가 http://www.withzaw.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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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조샤린

2006.04.26 00:23:14

마웅저씨 수고해요..그리고 고맙습니다...

비스켓

2006.04.26 14:56:28

우와, 버마국민 입장에선, '독도'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다케시마'로 바뀌어버리는 것과 비슷한 감정일 듯;;

신비

2006.04.26 15:27:51

오! 정말 그럴수도 있겠네요. 사용자가 빠른교정에서 삭제하면 그뿐 아니냐고 말하기에는 이 단어들이 품고 있는 아픔이 너무 크지요... 비스켓님 또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핫챵

2006.04.30 14:25:13

관련 회사에 요청을 한 상탠가요? 아님 릴레이로 편지를 보내면 어때요? 마웅저씨를 시작으로 해서....

조아신

2006.04.30 19:55:11

저번주는 블로그에 올리고, 다음블로그에도 올리고, 네티즌들에게 문제점을 공유하는 시간이었고... 이번주중에 일단 정식 요청을 하려고 합니다. 문제를 던져보자는 차원은 아니었으니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봐야겠죠... 다양한 방법으로..

단아

2006.05.02 17:01:51

맞아요. 대학 때 <비욘드 랭군>이란 영화를 보고 레포트를 쓰는데 '버마'가 자꾸 '미얀마'로 바뀌더군요. 이런 것까지 관심을 기울여주시고 행동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함께 하는 '행동'이군요.

조아신

2006.05.02 22:05:59

그래요.... 역시 관심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근데 아직 행동까지는 하지 못했네요. 문제를 던져놨으니 이제 행동을 해야 할 때이겠죠... 함께 해주실거죠?

나어릴때

2006.05.06 04:17:54

아, 너무 늦게 봤네요. 작년 겨울에 수업 관련해서 자료 찾다가 정말 그렇게 돼서 당황했던 기억이 새삼... '버마'가 꼭 날개를 달길 바래요. 그리고 이 글 퍼갑니다~(마웅저님, 잘 지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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