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다닐때 같이 운동했던 그 친구는 그 사이 많이 힘든 시간을 보냈더군요.. 위암수술에 4년간의 투병, 결혼, 장사의 실패. 얼굴이 반쪽이었습니다. 대학다닐땐 귀여운얼굴이라고 생각했는데 두볼이 움푹 패인 걸 보니.. 짠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5년만에 만났나? 아는 선배가 다니는 보험회사에 다니고 있더라구요. 전화왔을때 만나야 하나 망설이기보다는 반가운 생각이 조금 더 들었고 ^^ 그래서 밥이나 먹여야 겠다 싶어..약속을 했지요.

생각해보니 그 회사에 든 신랑 종신보험에다 건강관련 특약을 좀 더 넣어야 겠다싶었고, 어쩃거나 그 친구에게 조금의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싶어 가볍고 반가운 마음을 가지고 , 유난히 춥고 비오는 거리를 걸어 약속장소로 갔지요..가면서 아끼는 핀 하나를 잃어 버렸습니다.

밥먹고 '그때 그인간들' 이야기를 한참 나누고 난 뒤 자연스럽게 본론으로 들어갔습니다. 제가 그렇게 느낀건지 실제로 그런건지 친구의 눈빛이 강렬해 지는 것 같았죠.. 그걸 보니 이제껏 한 이야기들한테 좀 미안해 지더라구요.

뭐.. 길게 밀고 당기며 한 이야기 핵심은
1. 너 종신보험없지? 종신보험 들어라. 그건 다 너의 애기를 위한거다. 너 죽고나서 돈 없으면 애는 애데로 방안에 쳐박혀 있고, 남편은 남편대로 힘들꺼다. 기본으로 수입의 10%는 보험을 드는게 상식이고 똑똑한 사람들은 이미 그렇게 한다.
2. 너네 남편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만약에 그런일이 닥치면 너보다 니 애가 더 비참해 지는거다. 지금 너네 남편들고 있는 보험료로는 천만원밖에 안나온다. 그거 가지고 뭐 할래..

처음에는 먹고 살려니.. 싶어 그냥 있었는데 막 속에서 화가 치미는더라구요.. 꼭 저렇게 공포감과 불안감을 이용해 영업을 해야하나 싶은 생각이.. 그리고 한편으로 보험을 들고 안들고가 가난의 대물림이 될 수도 있다는 그 친구의 생각이 어딘지 마뜩치 않았습니다.

서둘러 자리를 정리하고 나와 걸으면서 그랬죠..
"야, 그럼 정말 먹고사는 것도 빠듯해 보험은 생각도 못하고 사는 사람들은 계속 그러고 살아야 하는 거냐? 니 말대로 하자면 그 부모들은 무지 무책임한거네.. "

그 친구 말이 ......
" 없이 살아도 보험은 들어야지, 진짜 자식의 장래를 걱정한다면.."

허참!!! 더 이상 할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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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10점

2003.11.12 09:00:00

동감합니다. 저도 안되는 살림에도 불구하고 불안과 공포 때문에 울며겨자먹기로 보험 가입해온 불쌍한 소비자의 한 사람이거든요. 이렇게 소비자의 불안감을 부추겨 영업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암담한 것은 이런 말이 현실감있게 들리는 우리나라의 상황이 더 문제겠지요. 급격히 심화되는 빈부격차에다 치솟는 부동산가격, 허름한 복지체계... 그런데도 정부가 앞장서서 '억울하면 로또라도 해서 부자 되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꼴 아닙니까? 지금 우리 상황이...

조아신

2003.11.12 09:00:00

난.. 사실... 지금.... 보험든걸 후회하고 있소.
것도 하나밖에 안들었지만......
특히 요새 유행하는 종신보험이란거 말입니다.
죽으면 무슨 소용이겠소.
나 죽으면 우리 가족들 못살아갈까봐...
그냥 괜한 걱정 같소...
근데 이게 참... 지금 해약하기도 뭐하고,
매달 없는 살림에 몇만원씩 나가는 것도 그렇고..

경제학자

2003.12.23 09:00:00

이 일화는 보험Agent의 잘못이라고 판단됩니다.보험은 필요한 겁니다.진정한 필요에서 그렇게 설득을 하는것이 에이전트의 몫인데 저렇게 설득을 해선 안된다고 생각합니다.조아신님은 종신보험의 개념정리가 필요한듯 싶네요.종신보험이 죽어서만 나오는 건 아닌데요. 보험은 경제학자들이 말하는 재테크 1위상품입니다.그 다음이 저축 그 다음이 연금 그 다음이 비로소 부동산 주식으로 이어지죠. 왜일까요? 인생은 확률의 싸움입니다. 그 인생에 확률의 나갈돈을 미리 막자는 것이지요. 암튼 위의 일화는 에이전트가 보험인으로서 자격이 없는듯 아니면 초짜인가...

인디언

2003.12.26 09:00:00

경제학자님.. 맞아요.. 제친구가 초짜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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