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행동이 2019년으로 창립 20주년을 맞았습니다. 지난 20년간 시민행동과 함께하며 세상과 스스로를 변화시켜온 "사람들"은 그 무엇보다 큰 성과이고 또 자산입니다. '시민행동 20주년 인물 열전'은 그간 시민행동과 함께해주셨던 회원, 임원, 상근활동가들의 시민행동에서의 경험과 생각들을 나눕니다. 그 첫 순서로 김현철 전 좋은기업만들기위원회 위원장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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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철

현 군산대 교수

전 좋은기업만들기위원회 위원장(1999-2001), 현 좋은기업센터 전문위원

전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 대표

(사) 하나누리 이사

 

김현철 회원이 바라는 미래의 시민행동은 어떤 모습일지 들어봅니다

 

 시민행동을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images.jpg 시민행동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작은 사건이었습니다. 

경제정의연구소 자문으로 있으면서 군산 경실련을 만들면서 경실련 핵심멤버들과 친분이 쌓였고 당시 경제정의기업상을 지방에서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할 즈음에 중앙 경실련에서 정책관련 요청이 있어서 일을 맡았었습니다. 당시 그 공로로 상까지 받았지만 경실련 내부에서 균열이 생기는 상황이었고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 신종철로부터 연락이 와서 모임에 갔었는데  그 자리가 바로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공식적인 첫 모임이었습니다. 예산, 정보, 기업 3개의 위원회가 만들어지게 되었고 거기서 기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시작한 게 인연이 되었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면서 신선한 운동의 시작이었다고 느꼈었습니다.

 

시민행동에 대한 인상은 어떠셨나요?

images.jpg 당시 시민행동은 굉장히 신선한 단체였습니다. 과거의 시민운동은 그 당시 참여연대, 경실련, 환경운동현합라는 3개 단체가 중심이었는데, 참여연대가 스타가 된 것은 박원순시장의 몫이 컸고, 그걸로 참여연대의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경실련은 경제운동이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는 보수화될 수 밖에 없는 구조였고 이를 고쳐보려고 했지만 어려웠습니다.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3가지 운동을 가지고 나왔는 데 이는 파격이고 신선한 제안이었습니다. 정보화가 만들어내는 문제와 부작용을 인식하는 단체가 없었고, 기업의 경우 지속가능보고서를 만들도록 틀을 만들어보자 해서 프랑스 제도와 법을 읽어보고 공부를 하는 등의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공부를 하다 보니 우리의 힘으로 제도화하는 것은 불가능함을 확인하고 시민운동의 차원에서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알리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기업위원장을 맡아달라고 해서 몇 년을 하다가 지방과 서울을 오가는 게 너무 힘들었고 마침 안식년을 맞이하여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이영면 교수께서 위원장을 맡아주시게 되었습니다. 내가 전력을 다해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이영면 교수가 굉장히 활동적이셔서 그런 분이 기업운동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습니다.

 

시민행동에 참여하면서 좋았던 것이라면?

images.jpg 시민행동을 대표하는 좋은예산 운동이죠. 예산을 꼼꼼히 바라보며 감시하는 노력 등이 너무 뿌듯한 과정이었습니다. 당시 예산팀이 하는 활동을 바라보는 것이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한 순간이 있다면요?

images.jpg 창립할 때였습니다. 당시는 가슴이 뜨거워지는 열정이 가득했었던 벅찬 시기였습니다. 그 때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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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하는 순간 기뻐하고 있는 김현철 회원 (오른쪽에서 두 번째)

 

또 다른 순간은 위원장 자리를 정리할 때, 단체가 있을 건물을 하나 마련한다고 펀드레이징한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남기고 싶은 마음에 군산경실련에 몸을 담고 계셨던 좋은 변호사분을 찾아가 시민행동에 기부하도록 요청했는데 그 분이 흔쾌히 큰 액수를 기부해주셨던 일이 기억에 남습니다.

 

위원장으로 일하시면서 아쉬운 일이 있었다면?

images.jpg CSR을 제대로 주도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CSR이 경영학회이나 컨설팅계에도 중요한 이슈로 부상하고 경쟁구도가 되다 보니 시민단체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게 아쉽습니다.

연구소를 설립한다던가 해서 힘을 받을 수 있었으면 지금까지 CSR을 가지고 운동할 수 있는 탄탄한 조직이 되었을 텐데 단순히 유행이 되도록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파트가 새로운 걸 해보려면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데 그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자본가(주식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법은 있는데 소비자에겐 정보를 제공하는 법이 없습니다. 초기에 우리가 논의하던 운동방향이었고 지속가능보고서를 통해 해소해보고 싶었던 사안이었는데, 지금이라도 지속가능보고서 같은 것을 법제화 하는 과정을 만들고 올바른 입법이 되도록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과정 역시 운동이 아닌 시장으로 넘어갈 경우가 크지만 운동으로 접근하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민행동에 참여하시면서 어떤 변화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세요?

images.jpg 저에겐 일상의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나 시민행동은 제게 만족감을 줬고 함께 일을 하고 있는 듯한 감흥을 제공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외부 단체나 기업을 만날 때마다 시민행동의 시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성장을 논하는 학자가 아닌 비판적 시각으로 만나고 있어서 그런지 기업들이 제게 프로젝트를 주질 않는 것 같습니다.(웃음)

 

앞으로 어떤 삶을 살고 싶으신지요?

images.jpg 정년 이후의 삶을 생각해보면 크게 세 가지 정도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중국에 가서 일하는 것입니다. 또 하나는 군산 지역사회에서 다음 세대를 양성하는 건데요. 뭔가 가르치는 일이 아닌 울타리를 만들어주는 형태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하나는 한 10년 전부터 은퇴 후 뭐할 지 고민하던 차에 활동하게 된 ‘하나누리’라는 대북지원단체에서 잘 활동하는 것입니다. 전에 미얀마 지원 활동에 참여했던 이유도 군사독재와 민주화 시대를 거쳐왔던 내가 도울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 했던 것이고, 제일 가까운 북한을 위해 뭔가 해야 하고 단순구호가 아닌 뭔가 제대로 된 활동을 하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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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스라디오를 전달하러 메솟을 방문한 김현철 회원 (오른쪽에서 두 번째)

 

앞으로의 시민행동에 해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images.jpg 비록 초창기 이후로는 깊이 관여한 바 없지만 시민행동 사람이었다는 것은 항상 나에겐 뿌듯한 자존심이었습니다. 자기의 역할을 아는 단체, 비록 화려하거나 크진 않지만. 또는 시류에 잘 물들지 않는 단체인 것도 좋습니다. 그런 시민행동이 앞으로도 계속 좋은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러려면 획기적인 전환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운동단체 자체가 소형화되는 추세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시민행동이 건물을 가지고 있다는 건 큰 장점입니다. 작은 단체들이 깃들어서 터를 닦고 활동할 수 있는 단체로서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시민행동의 그늘 아래서 작은 시민단체들이 성장한다면 좋은 그림이 아닐까요? 어려운 화두를 던져놓은 것 같지만 그러한 역할이 지금 우리에겐 필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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