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랫동안 계염령 하게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실종되었다가 1998년 이후 계염이 풀리고 평화협정이 추진되고 있었는데 약 1년전인 2003년 5월 19일, 협정이 완전 파기되고 계엄령을 다시 내림과 동시에 자유아체운동 소탕을 위한 정부군의 군사작전이 수행되어 또다시 악화일로로 치달았답니다.
많은 자원을 지녔음에도 끝없이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자바인들만을 위한 강제이주정책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이유, 정부군이냐 자유아체운동이냐 끝없이 양쪽으로부터 정체성을 확인당하며 두려움에 떨어야 하는 이유, 하루 아침에 죄없는 남편, 가족을 잃고도 누가, 왜 그랬는지 전혀 알지도 못한 채 그저 숨죽이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 이런 의문에 대해 답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에요..
이미 동티모르를 잃은(?) 일도 있고 해서 자바인들의 정서는 독립을 허하지 않으려 하는데요, 그보다 정부가 그토록 아체 지역을 놓지 못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이 지역의 풍부한 자원때문이기도 하지요. 다국적 기업의 천연가스개발을 통한 이윤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기에 정부로서는 더욱 강하게 이곳을 통제하려 드는 것이랍니다.


이곳저곳에서 모인 열 명 정도의 사람들과 함께 영상물과 사진을 본 후 Aranya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또 많은 토론을 하였습니다. 정치적, 역사적, 사회적으로 고려해봐야할 지점이 아주 많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결국 이러한 무장투쟁과 군사작전의 와중에 이유도 모르고 아무 잘못도 없이 그저 죽어가는 수많은 민간인들의 희생이 방치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철저하게 정보가 차단된 상태에서 외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너무나 제한되어 있는 터라 오래 이 일에 집중해온 인권활동가들도 특별히 대안을 칮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이 더했습니다.
지구상에는 참으로 많은 재난과 고통이 있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가지 운동도 일어나고 있지만 이런 일을 대할때마다 나 개인은 참 관심과 능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나 개인이 우리가 되고, 관심도 넓고 깊어지다보면 같은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통로가 생기겠지요. 변두리 늬우스 애독자님들도 아체소식에 관심 기울여주시기를 부탁드리면서... 늬우스 끝냅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