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스페이스캠프 조성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사업타당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사업비를 500억 이하로 하도록 제한받고 있는 사업입니다. 그런데 주무부처는 계속 1,500억 정도의 사업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비 확대계획에 대한 타당성재검증 결과에서도 다시 한번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지만, 주무부처는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있으며, 나아가 얼렁뚱땅 자체 계획대로 사업을 밀어붙이고 있는 듯합니다. 시민행동은 이 사업 주무부처가 타당성조사 결과를 무시하고 고집대로 사업을 강행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정부와 국회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자세한 내용을 알리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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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스페이스캠프, 사업비 제한 과연 지켜질까?

■ 청소년스페이스캠프란 무엇인가?

청소년스페이스캠프(이하 ‘스페이스캠프’)는 청소년위원회 소관사업으로서 우주개발 시대 청소년 육성, 우주개발에 대한 대국민 홍보교육, 전문화된 청소년수련 선도시설 건립 등을 목적으로 전남 고흥에 우주비행 체험장, 우주장비 연습장, 전시장, 로켓제작 실습장 등을 갖춘 대규모 우주과학 관련 전시 및 체험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입니다.
이 사업은 본래 문화관광부가 1998년부터 기획하여 2003년 총사업비 1,500억원 규모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으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경제성 등 사업타당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나 총사업비를 480억원으로 축소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광부는 자체 연구용역을 거쳐 다시 총사업비를 1,400억 규모로 확대하는 계획을 수립하였으며, 이에 대해 기획예산처가 타당성 재검증을 실시한 결과 여전히 타당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재차 사업비를 500억 이하로 책정하라고 억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2004년 9억 7,000만원, 2005년 44억 6,300만원이고 2006년 예산으로 50억원이 책정되어 있으며, 부지매입까지 사업이 진행되어 있습니다.

■ 스페이스캠프, 왜 낭비우려사업으로 지목되었는가?

함께하는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2004년부터 국회 예산심의 기간에 제출되는 정부 예산안을 모니터링해서 주요 국가사업 중 예산낭비우려사업을 추려내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이 기회를 통해 다음해 예산사업을 일별해보고 예산을 비효율적, 비합리적으로 낭비할 우려가 있는 사업들에 대한 감시활동을 벌이기 위해서입니다.
스페이스캠프도 이 과정에서 낭비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된 사업입니다. 그 이유는 우선 전남 고흥에 이미 건설중인 우주센터 내 우주체험관과 상당히 유사한 용도의 시설이기 때문입니다. 우주센터는 과학기술부 소관사업이고, 스페이스캠프는 기획 당시엔 문화관광부, 지금은 청소년위원회 소관사업입니다. 우주센터 내 우주체험관과 스페이스캠프는 직선거리로 불과 8km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두 시설 모두 일반인 대상의 우주과학 관련 전시와 체험을 목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두 시설간 중복성이 논란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전국 청소년들이 직접 찾아가서 관람, 체험을 하도록 하는 시설인 만큼 전남 고흥이라는 입지가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습니다. 더불어 시설규모, 사업비 등이 과다하다는 점과 수익성이 가미된 시설을 전액 국고로 건설해야 하는가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2003년 실시된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35(1.0 기준으로 그보다 낮은 만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뜻)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낙제점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당초 문광부 요구예산 1,500억은 대폭 삭감되어 500억 이하 범위에서 사업을 추진하라는 결정을 받았습니다. 더구나 2005년도 예산안에 계상된 74억 6,300만원조차도 국회 심의과정에서 30억이나 삭감되어 버렸습니다. 기획처와 국회에서 공히 사업타당성이 극히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것입니다.

■ 스페이스캠프, 2006년 석연치 않은 ‘기사회생’

시민행동은 이 사업을 2005년 예산안 중 주요 낭비우려사업으로 선정하였던 까닭에 2006년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자 이 사업 예산이 얼마나 계상되었는지 꼼꼼히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2006년도에 이 사업은 아예 예산안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시민행동은 정부에서 스스로 알아서 타당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평가된 이 사업 추진을 보류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국회 심의과정에서 이 사업은 극적으로 ‘기사회생’했습니다. 문화관광부에서 청소년위원회로 이관되어 청소년위 소관상임위인 정무위원회 예산심의 때 돌연 끼워넣어진 것입니다.
의원이 요구하는 것도 아닌 정부가 기획하여 진행중인 사업이 정부 예산안에 누락되어 있다가 국회 예산심의 도중에 끼워넣어지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소관부처까지 바뀌는 바람에 이 사업은 외부의 눈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처럼 이 사업 예산이 뒤늦게 계상된 까닭은 KDI의 사업타당성 재검증 작업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해명에는 다소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정부가 말한 타당성 재검증 결과는 2005년 8월에 나온 것이며, 따라서 서둘러 일을 진행시켰다면 충분히 국회 제출 예산안에 반영시킬 수 있었다고 보입니다.

■ 스페이스캠프 사업에서 가장 우려되는 점 : 사업비 제한 지켜질지 의문

스페이스캠프 사업에서 특히 우려되는 점은 기획처의 사업비 제한이 과연 지켜질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기획처는 2003년 예비타당성조사 때부터 이 사업이 경제성 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총사업비 500억 규모 이내에서 추진하라는 조건을 달았습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러한 입장은 2005년 타당성 재검증에서도 유지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업의 이전 소관부처인 문광부는 사업비가 500억 이하로 제한되자 해괴망측한 논리로 사실상 사업비를 다시 늘리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즉 본래 요구한 사업비 1,500억 중 900억을 차지하고 있던 장비구입비를 총사업비 계산에서 빼버린 것입니다. 즉 1,500억을 달라고 했는데, 500억밖에 못 준다고 하니까, 받아들이는 척하면서 사실은 500억 초과 부분을 서류에서만 뺀 것입니다.
이처럼 엉터리로 비용을 축소 책정해서 사업비 제한 방침을 지키는 척하던 문광부는 2004년 자체 연구용역을 거쳐 장비비 672억 5,000만원을 반영하여 총사업비를 1,413억 5,000만원으로 늘린 새로운 사업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문광부가 이처럼 사업비를 다시 늘리려 했기 때문에 2005년에 타당성 재검증을 받게 된 것입니다.
더구나 이미 스페이스캠프 건설부지로 96,437평의 토지 매입이 완료된 상태라고 합니다. 이 면적은 제한된 사업비 480억원(15,000평)에 맞춘 것이 아니라 자체 계획 사업비 1,413억원(90,231평)에 맞춘 것입니다. 기획처가 뭐라 하든 실제 사업은 소관부처 마음대로 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연 사업비 제한이 지켜질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단 땅 사고 공사 시작해서 사업규모를 기정사실화시킨 다음에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 사업비 확대 승인을 받아내겠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2004년말 감사원이 발표한 ‘주요 재정투자사업 예산관리실태 감사결과’에 따르면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2000~2004년간 타당성이 미흡하여 사업추진 보류 판정을 받은 78건의 사업 중 30.8%인 24건이 실제로는 예산을 배정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2001~2004년간 예비타당성 조사대상인 33개 사업이 타당성 검증을 받지 않은 채로 추진되었다고 합니다.
앞서 지적한 여러 문제점과 더불어 이러한 사례를 볼 때 스페이스캠프의 사업비 제한이 제대로 지켜질지 우려하는 것이 터무니없는 생각만은 아닌 듯합니다.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에 대해 사전에 타당성 검증절차를 반드시 거치도록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사업추진 여부 및 적정규모를 결정하도록 하는 것은 예산낭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제도입니다. 타당성이 부족한 사업이 한 정부기관의 고집 등 불합리한 이유로 억지로 밀어붙여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정부와 정치권이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만 할 것입니다. 시민행동을 비롯한 시민들도 앞으로 이 사업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볼 것입니다.

2006년 4월 3일

『시 민 행 동』

공동대표 이필상 지현 윤영진
예산감시위원장 김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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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똑똑한놈

2009.05.19 22:52:42

500억 정말 많은 돈이죠. 낭비우려 사업으로 지목받았는데도 사업비를 더 올리시려고 하시다니,
더군다나 청소년 스페이스 캠프가 전남 고흥에 건설중인 우주센터 체험관과 상당히 유사한 용도의 시설인데도
건설사업을 하니 정말 황당하군요.
갑자기 기사회생으로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나타난 것 또한, 수상쩍은 냄새가 나구요.
100억이면 평생을 두 다리 쭉 뻗고 살 수 있는 액수 인데. 정말.. 낭비우려 사업이 1000억씩이나
사업비를 늘린다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엉터리 이유를 가지고 정부기관이 사업비를 늘린다니 우리 모두 예산낭비가 되지 않도록 지켜봐야 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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